| 아기 울음소리, 국가 정책 패러다임에 달렸다 최영호 |
| 2014년 07월 31일(목)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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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정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갖은 대응책을 내놨음에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제자리걸음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소속된 국가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출산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보육 지원을 강화해 봤는데 별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제3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것과 출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변경하지 않는 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게 발언 요지다.
문 장관은 기존의 출산 인센티브와 보육지원 만으로는 저출산 추세를 근본적으로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했다. 출산정책의 패러다임을 가정과 아동, 가족 중심으로 전환하고 국정운영 방향의 큰 틀에서 인구위기를 고민해야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지난 10년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저출산 문제를 왜 풀지 못했을까.
그 원인은 정부 각종 연구 및 통계자료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2012 보건복지부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60%는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자녀 양육과 교육비 부담’을 꼽았다.
또 23.9%의 국민은 ‘소득과 고용 불안정’ 때문이라고 했다.
올해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출생·통계 잠정치’ 자료에서도 2013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1.19명으로 전년보다 0.11명 줄었다.
2개의 자료는 저출산 문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보육 지원재정은 지난 2005년부터 급격히 증가해 왔다.
출산율 증가 및 일과 가정의 조화를 통한 부모, 특히 여성의 사회활동을 보장하는 정책과제로 보육 지원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그 과정에서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보육 지원에만 매몰돼 부모의 노동할 수 있는 권리와 아이를 양육 할 수 있는 권리를 동시에 보장하는 정책적 조합이 없었던 것이다.
실제 그동안의 보육 지원정책은 실제 여성 고용율 제고나 출산율 증가와 같은 효과 보다는 자녀 교육을 위한 사교육 시장만을 확대시킨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육을 포함한 가족 단위 개념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여성이 일과 양육을 할 수 있는 정책과 아이들이 문제없이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임신·출산·양육으로 가정경제가 위태로워지지 않도록 소득과 사회 서비스를 보장해 주는 정책 등이다.
출산 포기는 불안한 미래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게 필자의 견해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이 되기 위해서는 자녀를 낳아 키우는데 어려움이 없어야 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정책 조합이 만들어 지면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극복되리라 믿는다.
정부에서도 출산정책에 대한 국가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이 문제를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인식한 만큼 국가가 주도하는 경제정책과 사회정책 등 각종 정책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을 하루 빨리 제시해 주길 기대해 본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 남구를 비롯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 기업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유연 근무제와 여성 휴게실 운영, 가족과 함께하는 날 운영 등 가족 친화적 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