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업 경쟁력 키워 새로운 기회로” 한·중 FTA 해법 밝히는 최경주 전남도농업기술원장 빛가람도시 농생명기관 연계 가공·유통망 구축 발전 모색 고객·현장 맞춤형 공급으로 국제·개방화 시대 대응해야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2014년 08월 04일(월) 20:55

프로필 ▲1956년 화순 출생 ▲전남대 농학과 학사·전남대 대학원 농학과 석·박사 ▲전남도농업기술원 원장직무대리 ▲농촌진흥청 유기농업과장 ▲한국원예학회 부회장 ▲한국생물환경조절학회 상임이사

내년부터 쌀 시장이 전면 개방되는 것과 함께 세계 최대 농산물 생산지인 중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협상도 연내 타결될 예정이어서 농도(農道) 전남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 생명농업 세계로! 미래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전남도농업기술원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최경주 원장은 “친환경의 메카로 쌀을 비롯해 10여년 기반을 다져온 전남 유기농업의 경쟁력 제고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위해 농업의 국제화·개방화 시대, 최대 현안인 생산비(사료비 포함) 절감은 필수이며, 품질의 고급화, 그리고 소비자가 인정하는 가치의 향상이라는 3대 요소를 잘 갖춰 나간다면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전남 농업의 부흥과 재도약을 이루어 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농업 개방의 바람이 거세다. 전남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친환경농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생존의 문제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친환경농산물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9년 3조7천355억원에서 2010년 4조940억원으로, 또 2020년 전망치는 7조676억원에 이른다.

전남의 친환경 농업은 전국 인증면적의 60%에 육박하고 있으며, 연소득 1억원이 넘는 부농 또한 지난해 4천여 농가로 늘었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생산 공급한 결과며, 앞으로도 생태 유기농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기능성 식품 및 신소재 개발 등 가공산업 육성도 중요하며, 생산, 가공, 유통, 문화, 체험, 관광 등을 종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후변화와 관련해 아열대 작물 재배가 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소득작물 전환은 ‘또 다른 기회’다.

돌아오는 농촌을 위한 전문 농업인을 집중 육성해야 하며 유기농업과 창조적 미래농업을 선도하는 혁신기관 역시 중요하다. 빛가람 도시에 입주하는 한국농어촌공사,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공무원교육원 등과 업무협약 등을 통해 공동발전을 모색하겠다.

▲중국과 FTA 체결을 앞둔 가운데 지역 농가의 현실은.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토양개량, 작물 생육촉진 및 병해충 방제를 위한 다양한 친환경 농자재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어, 경영비 부담이 적지 않다.

일부 천연 재료를 활용한 자가 제조 농자재를 이용해 경영비를 절감하고 있으나 효능 검정이 어렵고 제조방법, 작물에 대한 사용법 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희망은 있다. 전남은 대한민국에서 유기재배기술을 가장 열심히 연구하는 곳이다. 현재 벼 기술은 98% 정도 정립됐다. 과수와 밭작물 채소부분은 지속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

유기농업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땅 가꾸기가 우선이다. 좋은 땅을 만들려면 논은 5년, 밭은 1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땅심이 좋아지면 작물 자체가 건강해지기 때문에 병해충도 줄어든다. 유통에 따른 문제점도 개선돼야 할 것이다.

▲유기농산물 생산에서 나아가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가공기술 개발 연구는 어떤 수준에 달했나.

-국내 유기가공식품 시장은 2008년 2천158억원이었으며 계속 확대돼 2020년에는 6천817억원으로 약 3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은 녹차와 같은 차가 주를 이루며 된장과 같은 전통식품도 판매되고 있는 정도다.

도농기원에서는 벼를 비롯해 유기농산물 20여종에 대해 영양성분과 기능성 성분을 약 5년에 걸쳐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노화나 암을 예방할 수 있는 항산화 효능과 기능성 성분이 더 높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맥락으로 최근 유기농산물을 식자재로 이용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와 업무협약을 실시했고 보다 다양한 가공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민선 6기 이낙연 도지사는 생산비 절감기술 개발 보급과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 만들기 역점 추진 의사를 밝혔다. 농기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전남의 주요 농축산물 생산비는 중국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소득의 정체현상은 농업·농촌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로 심각하다. 시장개방 가속화에 따라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생산비 절감이 필수다. 저비용 고수익 농업의 실현을 위해 작목별로 중·장기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식량 등 5분야 32명으로 T/F팀을 구성해 생산액, 재배면적, 특화계수, 신성장 가능성 등을 감안해 40개 작목을 선정, 연구·지도 계획을 펼치겠다.

아울러 농업분야 창업이나 귀농을 희망하는 젊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벤처 사업가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0명을 양성했고, 2014년에도 예비사업가 11명을 선정했다.

▲전남도와 농업진흥청의 요직을 두루 걸친 친환경농업 전문가로 원장 취임 이후 100일이 넘었는데, 소회를 들려 달라.

-소통이 중요하다. 취임하면서 ‘고객중심, 현장중심’을 강조했다. 고객관리를 통한 신속·정확한 영농상담 및 친절도 제고를 위해 통합 이력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장을 모르면 탁상공론이 될 뿐이다. 그래서 기술원 간부들은 1주일에 한번은 현지 기술지도를 하고 있다.

장미의 해외수출 추진이 기억에 남는다. 장미 6품종에 대한 해외 시험재배 MOU를 네달란드 육종회사 테라니그라와 체결했다. 우리 품종이 우수하게 평가되면 로열티를 받고 해외에 장미 묘목을 수출하게 된다.

다음은 종자 개발이다. 청양고추에 비하여 매운맛이 강하나 빨리 사라지는 풋고추 신품종 ‘남초1’을 육성해 지난 4월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출원을 했다.

▲대한민국농업박람회가 10년 넘게 추진되고 있다. 올해 준비 상황은.

2002년 처음 시작한 이후 752만명이 다녀갔으며, 국내외 바이어를 초청해 우수 농특산물 및 가공식품을 수출계약·구매약정·현장판매를 통해 총 4천752억원의 소득 창출에 기여했다. 올해 제12회 박람회는 10월23일부터 11일간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생명농업’이란 주제로 개최된다.

관람객 40만명과 300억원의 소득을 목표로 유기농업관과 농업미래관 등 10개 전시관과 시군 우수 농특산물 판매장터 등 2종, 이색 농산물 정원, 신기술 전시 등 특별행사 6종과 농산물 수확 등 체험·공연행사 26종 등 다채롭고 재미있게 연출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도농기원은 38만 농업인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혜와 힘, 창조적인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미래성장 가능한 새로운 동력 창출기술과 6차산업화 모델 개발 보급’으로 농업의 새로운 가치 창출과 기능을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일하고 싶은 행복한 직장, 농업인에게 사랑받는 활기찬 기술원’을 만들기 위해 부드러운 혁신과 즐거운 변화를 추진하겠다.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사진=김영근 기자 kyg@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