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편의점마저 유통공룡 가세” 신세계·홈플러스 등 편의점 사업 확장 공세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
| 2014년 08월 10일(일) 20:16 |
10일 광주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그룹은 지난해 말 편의점 ‘위드미(Withme)’를 운영하는 위드미 에프에스를 인수한데 이어 최근 편의점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본사와 가맹점이 매출액을 나눠 갖는 기존 편의점과는 달리 가맹점에 물품만 공급하는 독립형 편의점 형태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로열티, 해지 위약금, 24시간 강제 영업 등 편의점 운영에서 점주에게 부담되는 3가지 조건을 없앤 새로운 경영 모델을 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세계는 현재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맹점주 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전국에 1천개의 편의점을 신규 출점하기로 했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사업설명회를 갖고 첫 호남권 진출을 가시화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위드미 사업에 관심을 가진 광주·전남지역 200여명이 설명회에 참석, 열띤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광주 북구 용봉동에서 PC방을 운영하다 최근 편의점으로 업종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최수창(46)씨는 “위드미가 로열티, 위약금, 24시간 운영 등 국내 편의점업계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 개선하려는데 공감한다”며 “아마 설명회에 참석한 점주들 대부분이 위드미로 갈아타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홈플러스도 최근 편의점 ‘365 플러스’를 각 지역에 오픈하는 등 가맹점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64개 편의점을 운영해오다 올 들어 가맹점 모집에 적극 나서면서 현재 점포수가 103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시장 진입 초기에 육류와 채소 등 신선식품 비중이 높아 ‘변종 기업형슈퍼마켓(SSM)’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홈플러스 편의점은 생필품 특가 판매 등을 통해 SSM과 편의점의 장점을 결합한 영업 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유통 대기업들이 편의점 사업에 적극 뛰어들며 지방으로 가맹점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대형마트와 SSM의 매출 한계를 타개하기 위한 마케팅으로 풀이된다. 또 편의점이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한 SSM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도 편의점 진출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편의점이 단순한 소매판매만이 아닌 다양한 생활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바뀌고 차별화된 맞춤형 상품 등의 꾸준한 매출 증가도 대형유통업체의 편의점 진출을 확대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5%, 4.0% 각각 감소한 반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기존 빅 3 편의점 매출은 최근 3년간 1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편의점 진출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슈퍼마켓의 경우 생존을 위해 기존 사업권을 포기하고 대기업 편의점 가맹점으로 전향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골목상권의 대기업 잠식이 가시화되고 있다.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30여년째 슈퍼마켓을 운영해 온 윤모(57)씨는 “주변에서 워낙 경영이 힘들다보니 슈퍼를 처분하고 편의점 가맹점 운영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며 “편의점의 경우 앞으로 신규 출점 시 거리제한이 없기 때문에 골목상권의 붕괴가 머지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대기업이 골목상권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소매업까지 진출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이미 많은 수의 동네 슈퍼마켓들이 대기업형의 새로운 SSM인 편의점으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유통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대기업들의 편의점 진출을 규탄한다”고 밝혔다./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