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쪽방 정말 환장하겄소” ●‘섭씨 30도 넘는 폭염’ 독거노인 지독한 여름나기 체온조절능력 떨어지는 노인 관계기관 관심 필요 남구보건소 관내 독거노인 400여명 폭염 건강관리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08월 10일(일) 20:42

연일 푹푹찌는 폭염에 혼자 사는 독거노인의 건강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남구청 주월보건지소 방문간호사가 독거노인을 상대로 혈압 및 당 체크를 하고 있다.

“몸도 불편한 데 푹푹 찌는 폭염에 여름나기를 어떻게 해야 할 지 정말 징그럽소. 빨리 여름이 지나가기만을 바라야지 뾰족한 수가 있겠소.”

최고 30도가 훌쩍 넘는 폭염에 지열이 이글이글 올라오는 요즘, 숨 막히는 여름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바로 거동이 불편한 것은 기본이거니와 혼자 사는 외로움으로 건강관리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독거노인들.

연일 푹푹 찌는 날씨에 좁은 쪽방에서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어 관계기관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온도변화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은 이웃들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지난 6일 취재기자는 광주시 남구청 주월보건지소 방문건강사업팀과 함께 관내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했다. 방문간호사와 보건지소 관계자는 봉선1동, 주월동, 효덕동 등 독거노인 세대를 찾아가 건강관리 체크에 여념이 없었다. 아울러 외로움에 사무쳐 있을 어르신들과 말벗이 돼 드리는 것은 지독한 여름을 보내는 데 비타민 같은 영양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남구청에서는 지난 6월부터 오는 9월까지 관내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폭염대비 안부 전화 및 방문서비스를 통해 건강관리를 해오고 있다.

봉선1동 박귀순(89)할머니 댁에 도착한 방문건강사업팀은 어르신께 안부를 묻는 것을 시작으로 혈압 및 당체크를 하면서 폭염대비 건강수칙을 설명했다.

박윤희 주월보건지소 방문간호사는 “할머니, 요즘 날씨가 무척 더우니 오전 11시-오후 4시 사이에는 외출을 삼가주세요. 그리고 건강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때에는 119를 꼭 부르세요”라면서 긴급알림표시판을 전화기 앞 벽에 붙여주면서 공손히 설명했다.

박 간호사는 이어 “어르신들은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해 수분 보충이 필수다”며 할머니께 수분보충 전용물통을 선물하며 자주 수분을 섭취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성스런 간호에 “딸처럼 무척 착하고 나에게 잘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한 박 할머니는 “몸이 불편하고 덥지만 선풍기는 잘 틀지 않는다. 전기세도 걱정이고, 하지만 여름나는 데 뾰족한 수가 있겠소”라며 “지독한 여름나기가 괴로운 데 이렇게 구청에서 자주 방문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후 방문건강사업팀은 박동심(81)할머니 댁에 방문해 여름나기에 필요한 건강관리 수칙을 설명하고, 언제든지 호출을 해달라고 설명했다.

박 할머니는 “좁은 방에서 덥긴 덥지. 그렇지만 견뎌야지 다른 방법이 없지 않소. 도저히 방에 있는 게 힘들면 그늘을 찾아 나갈 수밖에 없제”라고 말했다.

남구청 주월보건지소에는 6명의 방문간호사가 폭염대비 기간에 관내 독거노인 400여명을 관리하고 있다. 간호사들은 독거노인들에게 가족 같은 존재이자 수호천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미숙 주월보건지소 방문보건팀계장은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께서 폭염에 여름나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며 “수시로 댁에 방문해 건강체크 서비스를 통해 폭염을 이겨 나가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