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의회·언론과 소통 안되는 이유

2014년 08월 12일(화) 20:31

최근 광주시의 행정에 대해 ‘원칙이 없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최근 윤장현 광주시장은 간부회의에서 ‘시의회, 언론과 부단히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행부가 성의있는 자세로 시의회에 현안에 대한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자치공동체에서 언론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며 언론 고유의 기능을 마땅히 존중해야 하고 언론과 부단히 소통하며 각종 현안에 대해 설명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극히 원론적이고 당연한 이야기다. 광주시 행정을 맡고 있는 집행부가 시민의 의견을 대신하는 시의회와 언론과 잘 소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왜 이런 강조를 했을까. 시장이 봤을때 잘 소통이 되고 있지 않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집행부가 시의회 언론과 소통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광주시장과 시의회·언론간에 소통이 안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언론계의 기자나 시의회 의원들이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는 것은 민선 6기가 시작됐지만 시장의 시정에 대한 철학과 조직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가 없다.

조직개편안을 행정부시장과 기획조정실장에게 전적으로 맡겼는데 잘 안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도 시정에 대한 시장의 태도를 보여준다. 민선6기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첫 조직개편안을 본인이 직접 챙기지 않고 행정부시장에 일임한 것 부터가 잘못됐다. 시장이 그린 그림은 시장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시장이 직접 설명하고 설득하는게 맞다.

특히 광주비엔날레는 20주년 특별전에 전시될 예정이었던 홍성담 화백의 작품을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전시 유보 결정을 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시민단체협의회 주장대로 시장의 전시유보 결정은 사전검열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로 사실상 광주정신에 먹칠을 가한 것과 같다. 윤장현 시장이 그리는 ‘참여의 자치도시’ ‘꿈꾸는 문화도시’ 슬로건과 거리가 먼 행정결정이었다.

광주시의 행정 색깔은 순간순간 시장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정해진다. 현재는 무채색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하루빨리 광주시정에 대한 청사진을 정하고 광주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시정 운영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