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에게 진정한 평화·화해 지혜 배워야

2014년 08월 13일(수) 20:10

프란치스코 교황이 14-18일 우리나라에 온다. 지난해 3월 즉위 뒤 겸손과 가난한 사람에 대한 사랑, 그리고 종교·사상 배경이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강조해온 세계적 지도자의 방한이기 때문에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황의 방한은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 만이다. 15일 대전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16일 광화문광장에서 순교자 124위 시복식을, 마지막날인 18일에는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각각 집전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 지도자로 꼽힌다. ‘빈자(貧者)들의 교황’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그는 늘 가난하고 억압받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로 소박하게 살아왔다. 교황은 우리나라에 와서도 어려움과 고통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위로한다. 세월호 참사 유족과 생존 학생들을 만나 슬픔을 어루만지고,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중증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줄 예정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격려한다는 일정과 북한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메시지를 밝힌다는 계획도 잡혀 있다.

특히 세계적 양극화로 소외받는 아시아, 특히 양극화 사회의 취약계층인 청소년을 위해 한국에서 열리는 청년대회에 참석하고 시복식과 평화·화해 미사에서 한국 가톨릭 교회 순교의 역사를 기리며 전 세계에 이 시대 진정한 교회의 사명과 신앙의 지향점을 선포한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화해, 상호 이해로 이어지길 기원하는 자리다.

우리 종교계와 정치권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사회는 양극화로 인한 극심한 계층 간 갈등과 분열,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국가 운영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남북 대치상황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도 교황이 방한 기간 동아 우리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를 주목해. 갈등과 분열을 치유해 화해와 통합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답을 찾아야 한다.

교황이 취임 후 보여준 것처럼 우리 지도자들도 가난하고 소외된 자를 위해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려는 노력을 해야 하며 진정한 화해와 통합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교황 방문이 우리나라에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가져다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