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차 노조 파업 가결 지역경제 ‘먹구름’ 투표 결과 71% 찬성…3년 연속 파업 가능성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
| 2014년 08월 17일(일) 18:44 |
17일 기아차 광주공장과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대·기아차 노조는 광주공장 등 3만4천여명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70.5%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18일 경기도 소하리 공장에서 지도부가 참여하는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시기와 수위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기간이 끝나는 오는 22일부터 합법적으로 파업에 들어갈 수 있으며, 이미 이날 금속노조 차원에서 총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파업을 불사하며 사측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노조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주·야 8시간 근무제와 기본급 15만9천원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에 대해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통상임금은 추가 근로수당 산정의 근거가 돼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경우 각종 수당이 올라가 근로자들에게는 실질적인 임금 인상 효과가 있다.
노조는 최근 대법원이 통상임금 관련 소송에서 “한국GM의 정기상여금은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인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으니 회사도 이를 따라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이런 노조의 주장에 맞서 “한국GM 등 법원의 판결을 받은 일부 기업처럼 현대차 노사도 법원 판결을 받아 결정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회사는 그 이유로 “2012년 노사협상에서 통상임금 문제를 법적 해결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사는 이 합의에 따라 현재 통상임금 대표 소송 1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노사가 임금이나 상여금 등 임금협상의 본질적인 문제를 제쳐두고 이처럼 통상임금 확대 문제로 대결하고 있어 조만간 협상에서 획기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노조의 파업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가뜩이나 침체되고 있는 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아차 노조가 이번에 파업에 돌입한다면 지난 2012년과 지난해에 이은 3년 연속 파업이다. 이에 따라 환율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 등 지역 경제계는 파업 가결 소식에 애를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 하남산단의 한 협력업체 대표는 “기아차 광주공장이 파업을 하게 되면 생산량은 줄어들 것이고 그만큼 매출이 줄게 되면 고정비용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손실이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그 불똥은 모두 열악한 지역 협력업체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도 “현대차나 기아차 직원은 파업이 끝나더라도 격려금·성과금 등을 받지만 부품업체 직원들은 보전 받을 곳이 없다”며 “현대·기아차 노조가 파업하면 협력업체 실적은 곧바로 떨어지고 이를 만회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협력사들은 노조 파업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지난해 기아차 노조 파업으로 기아차 광주공장은 8천500여대 생산 감소와 1천485억원의 매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관계자는 “교섭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임금 및 단체협상안에 대한 핵심적인 논의는 이뤄진 바 없어 입장차를 좁히려면 몇 차례 교섭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파업만은 막아야 하는데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