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개혁을 요구하는 미술인들

2014년 08월 18일(월) 19:38

광주비엔날레가 특별전에서 대통령을 풍자한 작품을 전시 유보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큐레이터와 재단 대표가 사퇴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광주지역 미술인들이 광주비엔날레 재단의 개혁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사)한국미술협회광주광역시지회와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광주광역시지회, (사)광주미술상운영위원회 등 지역 미술인 50여명은 18일 오후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 침묵시위를 하며 “광주시는 미술인들과 함께 긴급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광주정신을 먹칠하고 20년 광주비엔날레를 국제적으로 망신시킨 광주비엔날레 재단 예산 집행에 대한 특별감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비엔날레는 예향 광주의 뿌리 아래 광주의 민주정신을 새로운 문화적 가치로 승화시키고자 1995년 태동했다. 2년마다 열리는 행사로 올해 20주년, 10회째를 맞았다. 그러나 특별전 출품작인 홍성담씨의 ‘세월 오월’ 작품 전시 유보 결정으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미술계는 이번 파행이 광주비엔날레의 고질적인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광주정신’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면서도 정작 기획방향은 갈피를 잡지 못해 정체성의 혼란을 부채질한 것은 광주시와 비엔날레 재단이다. 그동안 광주비엔날레의 행정력과 기획력 부족이 도마에 오를 때마다 제대로 검증을 못하고 넘어간 것도 이번 사태의 한 원인이다. 이번 기회에 광주비엔날레가 5·18 민주정신을 세계의 보편적인 민주정신으로 승화하지 못하고 지역정신으로만 남아 있도록 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더불어 지역미술인들이 주장하는 광주비엔날레 개혁과 변화에 대한 의견도 광주시는 폭넓게 경청해야 한다. 광주비엔날레는 그동안 많은 일을 치렀지만 그 많은 일을 감당할만한 업무역량과 조직력을 갖추었는지는 다시 점검해봐야 한다.

특히 성격이 전혀 다른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광주비엔날레를 한 재단이 담당하면서 발생하는 장단점을 따져봐야 하며 광주폴리 사업 역시 다시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