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영남편중인사 탕평정신 아쉽다

2014년 08월 19일(화) 20:17

이 정부 들어 감사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에 이어 임환수 국세청장 후보까지 4대 사정기관장이 모두 영남 출신인사로 채워지면서 사상 초유의 영남지역 편중 인사가 이뤄졌다. 특정지역에 대한 인사편중은 권력이 균형감각을 상실하고 권력의 사유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현재 경북 의성 출신인 임환수 국세청장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황찬현 감사원장(경남 마산), 김진태 검찰총장(경남 사천), 강신명 경찰청장 내정자(경남 합천) 등 4대 사정기관장이 모두 영남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다. 특히 대구 달성에서 국회의원을 역임한 박근혜 대통령, 대구 출신의 안종범 경제수석, 대구고를 졸업한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대구고를 졸업한 임환수 후보자까지 핵심 경제라인이 모두 대구·경북 출신이다. 장차관급으로 승진이 가능한 고위공무원단 역시 영남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8월 현재 국세청의 2급 이상 고위공직자 34명 가운데 영남 출신 인사는 15명으로 44.1%에 달하고 있다.

청와대는 늘 지역·학연을 고려하지 않고 적임자를 찾다 보니 생긴 결과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그 적임자들은 왜 늘 PK에 몰려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치가 특정 세력들의 정파적 이익 때문에 공동의 국익을 추구하는 게 불가능해졌을 때 통치자가 취하는 ‘인사의 예술’이 탕평책이다. 대선 후보 시절 박 대통령이 “저는 모든 공직에서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 박근혜정부는 어느 한 지역이 아니라 모든 지역에 100% 대한민국 정권이 될 것이다”(2012년 10월 23일)라고 말했다.

탕평 인사를 실천하려면 대통령의 의지 못지않게 구체적인 인사 시스템이 중요하다. 우선 헌법이 보장한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권력 추종으로부터 독립적인 인사를 총리로 임명해 집권세력의 입맛보다는 능력에 따라 광범위하게 인재를 발탁해야 한다. 부처와 공기업은 추천·심사위원회를 비롯한 객관적인 인사 시스템에 권한을 상당 부분 맡겨야 한다.

다시 탕평의 정신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