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투적 대책 되풀이 그만 관광현장서 해답 찾아야 中 관광객 광주 유치 '정율성 브랜드' 활용하자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
| 2014년 08월 24일(일) 20:14 |
‘광주시와 중국간 우호협력 활성화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세미나에는 현재 광주·전남에서 알아주는 중국 전문가들이 모여 광주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차이나 프렌들리’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랬다.
그러나 제1차 정책토론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맥이 빠져갔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열심히 이야기하고 그들의 제시 방향이 틀리지 않음에도 세미나를 보러온 사람들은 점점 자리를 비웠고 급기야 마지막 토론회가 진행될 때는 불과 5명 정도만이 남아서 이들의 토론을 지켜봤다. 조영표 광주시의장을 비롯해 장샤오매이 광주 중국총영사관 부총영사관이 참석한 세미나 시작 전 분위기와는 영판 달랐다.
반면 세미나 출연진의 면면은 상당했다. 주남식 광주시 문화수도정책관을 필두로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중국팀장, 김하림 조선대 교수, 문창연 광주발전연구위원, 정성채 호남대 교수 등 메인 게스트들 대부분이 지역에서 알아주는 중국 전문가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미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맥이 빠졌고 지쳐갔다. 이유는 간단했다. 새로운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세미나의 주제는 ‘정율성을 어떻게 브랜드화 시키면 중국 관광객이 광주로 올 것인가’였는데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너무 상투적이고 뻔한 이야기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 예로 김하림 교수가 발제한 ‘광주시 대중국 교류협력 활성화 추진 과제’를 들수 있다.
그동안 광주시가 중국에 대해 무관심에 가까웠다는 입장을 감안한다면 향후 추진 과제가 이 발제의 핵심이어야 하는데 김 교수는 ▲중국우호교류위원회 설립 ▲중국문화원 유치 ▲아시아문화전당 연계책 마련 ▲중국유학생 우대 정책 ▲정율성 음악축제 확대 개편 등을 골자로 내세웠다.
틀린 내용도 아니고 향후 과제로서는 맞을 수도 있었겠지만 결정적으로 특별하지도 않았다.
더욱이 문제는 다른 모든 발제자들의 내용도 이와 대동소이했다는 점이다.
기념관을 만들고 교류를 확대하면 중국관광객이 온다는 내용은 수차례 언론에서 거론됐다. 정말 이날 필요했던 것은 최소한 광주를 방문한 중국 관광객과 현장 인터뷰를 하고 그들에게 정율성의 의미와 관광 인프라를 물어봤어야 했다.
문제를 광주시가 찾는 게 아니라 중국인으로부터 듣고 거기서부터 시작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중국 관광객이 광주에서 무엇을 맛있게 먹었고 어디를 들렸으며 어떤 점이 만족스러웠는지는 전혀 나오지 않은 채 ‘정율성은 중국 노년 층 정도만 알뿐 젊은이들은 모른다’ 식의 보고가 발표됐다는 것은 이 세미나가 생각보다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세미나의 본질적인 목적은(실제 토론회 제목은 그렇지 않더라도 시종 내내 흐르던 기류에 따르면) ‘어떻게 하면 정율성을 활용하느냐’였지 ‘중국인이 정율성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가 아니었다. 즉, 이미 관광 타깃은 정해진 상태였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참여자들은 이 타깃조차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참석했다. 당연히 정상적인 이야기가 진행될 리 만무했다.
결국 이 1차 세미나는 ‘중국 관광객이 광주를 찾아야 하는 이유에 대한 광주의 입장’만을 서로 확인하는 자리였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만약 이 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이 조금만 더 현장 위주의 발상으로 광주를 찾은 중국인에게 접근했다면 세미나 내용 자체가 더 흥미로워졌을 수도 있다.
물론 아직 1차에 불과한 정책 토론회니 향후 그런 내용이 발표될 거라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하지만 윤장현 광주시장이 역점사업으로 보고 있는 ‘차이나 프렌들리’의 첫 발자국이 현장이 아닌 책상 위의 대화위주였다는 점은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