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 싱크홀 안전지대 아니다 서·북구 곳곳서 도로 침하…운행 중인 차량 잇따라 수난 구청 관계자 “싱크홀 아닌 하수관 노후화로 도로 꺼졌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08월 24일(일) 20:48

뻥 뚫린 도로 지난 23일 오후 광주 서구 풍암동 롯데마트 앞 교차로에 직경 50㎝, 깊이 1m의 싱크홀(도로 침하) 현상이 발생해 관계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전국 곳곳에서 도로가 꺼지는 싱크홀(Sink hole) 공포가 전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광주 도심에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잇따라 발견돼 관계기관이 비상이다.

24일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34분께 광주 서구 풍암동 롯데마트 앞 교차로에서 직경 50㎝, 깊이 1m50㎝의 구멍에 승용차의 앞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도로 아래로 매설된 20년 이상된 노후 오수관 이음새 부분이 파손되면서 누수돼 도로가 꺼지는 현상이 발상된 것 같다”며 “싱크홀이 아니라 도로 침하로 추정 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밤 9시 북구 운암1동 삼호아파트 입구와 동림동 삼호가든아파트 두 곳에서 도로가 침하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삼호아파트 입구는 직경 50㎝, 깊이 1m에 달하는 구멍에 한 차량이 후진을 하다 차량바퀴가 빠지면서 지반이 침하됐다.

북구 관계자는 이곳 역시 ‘싱크홀’ 현상보다는 도로밑에 설치된 노후화된 상하수도관이 파손되면서 발생한 ‘도로 침하’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를 놓고 토목건설 전문가들은 “싱크홀 등 도로 위험요소에 대한 근본적 예방을 위해 각 지자체는 내구연한이 초과된 상하수도관에 대한 집중 점검이 필요할 때다”며 “아울러 ‘도로 안전 기본계획’을 수립할 것과 ‘과학적 포장관리스템’ 도입이 뒤따라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도시개발이나 대규모 건설공사 및 도로굴착 허가시 지하수 흐름에 대한 예방대책 수립을 선행하거나 검증이 가능토록 도시계획위원회, 건설기술심의위원회, 도로관리위원회 등 각종 심의시 지질(토질) 전문가를 참여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상하수도 누수·파손 등으로 인한 전국 싱크홀 발생 사고가 70건(상수도 17건·하수도 53건)에 달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현주 의원(새누리당)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전국 상하수도 관련 싱크홀 발생현황(올해 7월말 기준)’에 따르면 상수도와 관련된 싱크홀은 2012년 7건, 2014년 10건이 발생했다. 또 하수도의 경우에는 2012년 11건, 2013년 15건, 2014년 27건이 발생해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 의원은 “상하수도관 누수로 인해 싱크홀 발생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90년대 초반 이전에 설치된 도관의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싱크홀’은 땅의 지반이 내려앉아 지면에 커다란 웅덩이 및 구멍이 생기는 현상으로 크기는 작은 것에서부터 도시 지면 하나를 전체적으로 덮을 수 있을 거대한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원래는 자연적으로 땅이 가라앉아 생긴 구멍을 뜻하는데, 최근에는 언론이 인위적인 개발로 생기는 지반침하 현상까지 표현하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도로침심의 가장 큰 원인인 노후 상·하수도관에 대한 대책을 마련 하겠다”며 “시설공사 시 시공 및 관리단계에 이르기까지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차영규 광주시 교통건설국장은 “대형 굴착공사와 건축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주변 지역의 지반·지하수위 변위, 굴착 안전성 등 정밀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