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위적 미학 창출…거대한 현대미술의 집으로 초대 ■2014광주비엔날레 프레스 오픈 가보니…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
| 2014년 09월 03일(수)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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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돌을 맞은 2014광주비엔날레가 공식 개막일을 이틀 앞둔 3일 프레스오픈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터전을 불태우라’라는 주제가 지닌 역동성을 기초로 미학적 가치는 물론 아시아성의 담론을 던지게 될 2014광주비엔날레는 38개국 103작가(111명)가 참여해 111작품 413점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참여작가의 90%가 비엔날레에 처음 참여하는 신진작가들로 구성돼 눈길을 끈다.
◇비엔날레 광장
전시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야외 광장에서부터 시작된다. 광장 한 켠에 스털링 루비의 신작 ‘스토브’를 만날 수 있다. 작품에선 실제로 장작이 타면서 연기를 뿜어낸다. 전시관 외관에는 불타는 건물에서 탈출하는 식민 권력을 상징하는 거대한 문어가 그려져 있다. 제레미 델러의 ‘무제’로 가로 29.2m×세로 15.8m 규모 대형 배너 설치 작품이다. 프레스 오픈이 열린 3일 오후 3시 20분부터는 비엔날레 오프닝 퍼포먼스로 임민욱 작가의 ‘내비게이션 아이디’가 선보였다. 경북 경산과 경남 진주에 방치돼 있는 피해자 유골이 담긴 컨테이너 2개를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앞마당까지 호송하고, 경산 코발트 광산 사건 및 진주 민간인 학살 사건 피해자 유가족을 오월어머니회에서 맞이하는 퍼포먼스이다.
◇제1전시실
기존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의 벽면이 화이트였다면 올해 모든 전시실에는 특별한 벽지를 만날 수 있다. 엘 울티모 그리토의 신작 ‘미장센’으로 6천606㎡(2천평) 규모 대형작이다. 연기가 피어올라 화재가 발생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느낌을 준다. 제시카 모건 총 감독은 전시 통일성을 주고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벽지를 맞췄다. 1전시실은 구속과 투쟁의 상황에 놓인 신체와 개인 주체의 관계를 다룬다. 이불 작가의 초기 퍼포먼스와 김영수 사진작가의 80년대 고문장면을 재현한 시리즈를 비롯해 비르기트 위르겐센과 제임스 리처즈, 켄 언즈워스가 그려낸 허구적, 신체적 폭력이 그려진다. 1전시실에 들어서면 잭 골드스타인의 ‘불타는 창문’이 있는데 어두운 방 안의 한 쪽 벽면에 창문을 끼워놓고 그 안에서 붉은색 빛이 깜빡이고 있어 마치 집이 불타는 듯한 광경을 보여준다.
◇제2전시실
제2전시실에서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소비문화와 이로 인해 벌어진 물질적 생산으로부터의 유리를 다룬다. 겅지안이의 대형 작품 ‘쓸모없는’은 소비사회로 이행하는 중국을 다루고 있다. 피오트르 우클란스키, 이슬기, 루바이나 히미드 작가 들은 동시대의 시선으로 민속 공예의 전통을 재점검한다. 젠더와 지위의 문제를 다루는 작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제3전시실
3전시실은 집과 파편화된 도시 풍경 등 건축을 주제로 삼아 이를 살피고 그 토대를 파헤친다. 우르스 피셔 가상의 집인 ‘38 E. 1st ST’는 작가의 429㎡(130평) 규모 뉴욕 아파트를 실사로 재창조했다. 집 내부에서는 팝 아티스트 조지 콘도, 스튜어트 우, 프렘 사히브, 카롤 크리스티안 쨜, 토모코 요네다 등 7명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3전시실에는 브라질 출신 작가 레나타 루카스의 작품인 아파트 창문을 재현한 ‘불편한 이방인이 될 때 까지’는 안에서 밖을 내다볼 수 있게 전시관 벽면을 뚫으면서 환상과 실재의 경계를 허문다.
◇제4전시실
4전시실에서는 현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살펴본다. 벨기에 출신 작가로 테이트모던 등에서 전시를 가졌던 카르슈텐 횔러의 신작 ‘일곱개의 미닫이 문’은 건물 안을 걸어가는 듯한 착시 효과를 준다. 좌우로 열리는 미닫이 문 양쪽 면에 거울을 부착해 관객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계속해서 비추는 끝없는 통로다.
◇제5전시실
제5전시실에는 도미니크 곤잘레스 포에스터가 ‘피츠카랄도’로 분한채 유령처럼 자리해 있다.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초크의 1982년도 동명 작품의 주인공인 악명높은 배역을 연기하는 것이다. 홀로그래피 기술로 만들어진 3차원 형상의 인물이 등장해 유령 같은 모습으로 독백을 반복한다./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