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리한 퇴각’ 출구전략 속도낼 듯 ●내년 캘린더 제외 F1코리아GP 전망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
| 2014년 09월 11일(목) 19:33 |
아직 잠정안이긴 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올해 말 최종 확정되는 F1 캘린더에서도 한국 대회가 빠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때문에 전남도 안팎에서는 내년 F1대회 무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내년 한국 대회 캘린더 제외는 전남도와 F1조직위원회 입장에서 당장 발등의 불을 끈,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이낙연 전남지사 취임 이후 F1 출구전략 마련에 골몰해온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F1 문제에서 한발 뺄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당초 전남도와 FOM(Formula One Management)이 맺은 계약서상 F1한국 대회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개최하도록 돼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차례 대회를 치렀고 올해 대회는 2013년 말 개최권료 협상 실패로 F1 캘린더에서 한국을 배제,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였다.
F1에 대한 전남도의 입장은 이낙연 지사 취임 이후 급변했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퇴임 직전뿐만 아니라, 퇴임 이후에도 정치권 인사들을 상대로 F1 지속 개최를 강조한 것과 달리 이낙연 지사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F1과 관련, 이 지사의 출구전략은 ‘영리한 퇴각’이다. 1천91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자 해소가 담보되지 않은 F1 개최는 실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전남도가 먼저 ‘F1을 개최할 수 없다’고 선언할 경우 귀책사유가 전남도에 있는 만큼 국제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었다. 소송비용과 위약금은 최대 1억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년 캘린더에서 한국 일정이 최종적으로 빠지게 되면 전남도의 계획대로 추가 적자 발생을 막는 조건으로 나머지 일정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향후 전남도와 F1조직위는 계약상 마지막 대회인 2016년 대회 개최 여부에 F1 정책의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전남도는 2016년 대회를 둘러싼 FOM과의 협상 과정에서 적자를 보지 않는 조건, 즉 ‘개최권료 최소화’라는 ‘마지노선’을 설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서상 개최권료는 4천373만 달러지만 2013년(2천500만달러 추정) 대회 이하로 협상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FOM이 이를 수용하면 전남도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다. 이와 달리 FOM이 거부하더라도 협상 실패의 책임이 양측에 있어 소송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F1 대회 개최를 희망하는 국가가 늘었다는 점도 출구전략을 전제로 협상에 나서게 될 전남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도청 안팎에서는 2016년 대회가 F1 마지막 해인 데다, 차부품고급화 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