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 화재 대비책 다시 세워야 방화로 17층 아파트 불 심야 대피 소동…12명 중경상 화재경보·대피방송 미미 소방도로 ‘소방차 진입 장애’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

2014년 09월 14일(일) 20:32

광주 서구 쌍촌동 모 아파트 단지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12명이 중경상을 입고 주민 수십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다. 사진은 불에탄 아파트 내부 모습. /광주 서부소방서 제공

심야 시간에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 12명이 중경상을 입고 수십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신속하게 대피해 화를 면했으나 화재경보 및 대피방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전취약점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14일 광주 서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53분께 서구 쌍촌동의 모 아파트 단지 내 한 개동 12층에서 방화로 불이 났으나 출동한 119 소방대에 의해 20여 분만에 진화됐다.

이날 화재로 A(48)씨와 아내(41)가 온몸에 중화상을 입었고, A씨의 자녀(12) 및 이웃주민 9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불은 아파트 1개 층 80㎡를 태우고 위층 5가구에 그을음 피해를 냈다.

주민들은 화재가 발생하자 신속히 옥상 등으로 대피했으나 아파트 단지에 주차된 차량 탓에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이 과정에서 아파트에 설치된 화재경보가 울리지 않았고 대피방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305동 아파트 12층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붉은 화염에 놀란 주민들은 “불이야”를 외치며 대피해 큰 화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의 주민대피방송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조사결과 화재 발생 초기 잠시 잠깐 화재경보가 울리긴 했으나 곧바로 꺼졌고, 화재가 발생한 305동 주민 대부분은 이소리를 듣지 못했다.

경찰 조사결과 부부싸움을 한 A씨가 자신의 집에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술을 마시고 귀가한 A씨는 부인과 부부싸움을 하다 부인이 안방 문을 잠그고 열어주지 않자 자신의 차량에서 휘발유를 빼와 거실에 뿌려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집에는 10대 초등학생 자녀도 있었으나 불이 나자마자 긴급히 대피해 화를 면했다.

경찰은 A씨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방화혐의로 구속할 방침이며, 아파트의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은 점과 관리사무소 측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