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집이 어디냐 폭파해버리겠다” 사회복지공무원 ‘폭력 수난시대’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
| 2014년 09월 15일(월) 20:39 |
술에 취한 중년 남성이 민원에대한 불만을 품고 담당 여성공무원에게 다짜고짜 심한 욕설을 퍼붓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민원인의 욕설이 도를 넘어서자 참다못한 남성공무원들이 이 남성을 제압해 관할 지구대에 인계했다. 해당 민원인은 만취한 상태였고 상당히 감정이 격해져 있어 자칫 큰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린 복지과 공무원들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바빴다.
담당 여성공무원은 “이 분이 구청에 찾아오기 전에 전화를 해서 ‘너 집이 어디냐? 폭파해버리겠다’는 막가파식 언어폭력을 한 후 구청에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며 “내가 잘못 한 것도 아닌데 지난해 사회복지직 공무원으로 들어와 언어폭력을 당해본 것은 처음이다”고 울먹였다.
이 공무원은 이어 “복지분야에 악성민원이 많아 민원인 대하기가 두려운 게 현실이다. 복지분야 수요는 계속 늘어날텐데…”라며 떨리는 목소리를 잇지 못했다.
한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불안해서 살겠냐.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봉도 아니고 최근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경우가 빈번하는 데 가스총이라도 구비해야 되지 않겠냐”며 푸념을 늘어놨다.
최근 복지디폴트 등 각 지자체가 복지재정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담당하는 사회복지공무원들의 피해가 극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 복지분야 민원인들이 막무가내식 언어폭력을 난사하고 있는 등 정도가 도를 넘어서 공무원들이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자료(지난해 사회복지사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20일부터 10월10일까지 서울지역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종사자들은 육체·정신적 질병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38.4%를 차지했다.
특히 질병 경험자 중 정신 스트레스 질환(우울증)을 경험했다는 비율이 무려 60%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폭언, 폭행, 성희롱 등 유경험을 묻는 결과 전체 응답자의 약 39.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유형으로는 폭언이 가장 많이 경험했으며, 전체응답자 중 약 29%가 클라이언트(손님 및 민원인)으로부터 폭언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근무기관별로 볼 때 이용시설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가 클라이언트로부터 약 32%정도 폭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시설과 재단·협회 및 단체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 역시 클라이언트로부터 각각 25.8%, 20.8%을 기록해 가장 많이 폭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학교사회복지사의 경우 폭언의 가해자가 상급관리자라고 응답한 비율이 36.0%로 가장 높았다.
폭행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8.7%가 민원인으로부터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서도 볼수 있듯이, 사회복지직 공무원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감정노동자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각 지자체는 늘어나는 복지수요를 대비해 복지공무원에 대한 보호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시점이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