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성농협 보조금 엉터리 집행 의혹 군 교부 결정 전 시설업자에 사업비 송금 곡성=안용식 기자 |
| 2014년 09월 21일(일) 19:48 |
21일 곡성군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도 곡성 농산물유통 농협 연합사업단 유통기반시설지원사업 중 매실 선별라인 외 2종 사업이 보조금 지급에 관한 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군농기센터는 곡성 청매실의 공동선별을 통한 상품화·기계화 작업으로 농가소득보장과 대외 이미지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5년간 11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문제가 제기된 세부 사업에는 현재 군비 50%와 자부담 50%의 출자로 1억2천만원이 사업자에게 투입됐다.
하지만 군의 보조금 교부 확정 통보도 없이 사업단과 농협이 미리 사업에 착수해 시설업자에게 송금까지 완료한 사실이 확인됐다.
군이 보조금 교부 결정서를 통보한 날짜는 지난해 6월 25일로, 시행기간은 6월 24일에서 7월 31일까지로 명시돼 있지만 이를 어기고 교부 결정도 되지 않은 같은 해 5월 22일에 이미 설비 기계가 납품되고 검수까지 마쳤으며, 6월 11일에 사업비를 모두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과 사업자가 짜고 절차를 무시한 채 무리한 사업을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보조금 지급에 관한 법이나 군 조례에 따르면 교부결정이 되기 전에 시행한 사업은 보조금을 줄 수 없고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어 군 입장에서는 환수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울러 타 업체의 똑같은 시설을 대상으로 견적서를 살펴본 결과, 2천500여만원 가량 높은 가격으로 설비를 납품받아 사업비 부풀리기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사업계획서 역시 의문투성이다. 농협 연합사업단 명의의 계획서에 곡성농협 조합장의 직인이 찍혀 있는 등 보조 사업자가 명확치 않아 누가 주관했는지 알기가 힘들다.
군 관계자는 “행정적 잘못은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미 집행된 사업비를 환수할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곡성농협 관계자는 “타 업체와 비교 견적서를 받아 기술력 있는 적정한 업체에 맡겼으며, 사업비 부풀리기는 없었고 보조금 관련 법규를 위반해 수령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 “다만 이 사업은 농민을 위한 것일 뿐 농협 수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개인이 아닌 기관에 주는 보조금을 절차와 법규를 위반해 수익자의 편의를 도모해준 사실은 보조금 집행에 많은 허점을 나타낸 것인 만큼 향후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적절한 환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곡성=안용식 기자
곡성=안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