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점·미용실 옥외가격표시제 ‘유명무실’ 시행 1년여 경과 불구 관련 업주 무관심에 겉돌아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
| 2014년 09월 22일(월) 19:19 |
정부는 지난해 1월말부터 일반 및 휴게음식점(신고면적 150㎡ 이상)과 이·미용업소(66㎡ 이상)를 대상으로 건전한 가격경쟁 유도와 소비자 선택권 강화 등을 도모하기 위해 옥외가격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업소에서는 소비자가 실제 지불해야 할 가격을 상점 외부의 출입문이나 창문, 외벽 등 소비자가 보기 쉬운 장소에 가격표를 반드시 게시해야 한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 관계당국의 소극적 단속과 해당업소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이행률이 극히 저조하다.
실제 광주시와 전남도에서는 지난해부터 해당 업소인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이·미용업소 등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을 벌이고는 있지만 대부분 계도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다.
더욱이 A4용지 크기에 일부 가격만 적어 놓으면 될 뿐 쉽게 보이는 곳에 붙였는지, 굵고 진한 글씨로 표기했는지 등의 세부 규정도 없어 제도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선 명확한 세부사항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주 상무지구의 한 미용실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붙여놨었는데 지금은 잠시 떼어놓았다”며 “파마의 경우 (파마)약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게시된 가격에 불평하는 손님들이 많아 어쩔 수 없이 떼어버렸다”며 말끝을 흐렸다. 지침에 따르면 미용실의 경우 커트, 파마 등 5개 이상 품목의 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앞서 한국소비자원이 서울지역 미용업소 100곳을 조사한 결과 32개 업소가 옥외에 서비스 가격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가격표시가 아예 없는 업소도 27곳에 달했다. 가격을 표시한 73개 업소 중에서도 66개(90.4%)는 최저가격만 표시했다. 기본요금 외에 서비스 제공자나 사용 재료 등에 따라 추가되는 요금도 64개 업소(87.7%)가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다.
더불어 옥외가격표시제를 시행한 미용실을 이용한 여성 소비자 31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1%(150명)가 미용실 측이 표시 가격보다 비싼 요금을 청구했다고 답했다. 파마 비용은 2-3만원대에서 많게는 10만원대를 뛰어넘을 정도로 업소별로 천차만별이다. 어떤 재료를 쓰는지, 누가 서비스하는지에 따라 추가비용도 든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에게 미리 알리는 가격 정보가 충분치 않으면 예상치 않은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실효성 있는 옥외가격표시제 시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최저가격이 아닌 실제 미용서비스 요금 표시 ▲옥외가격표시제 적용 대상 미용업소 확대 ▲가격표시 방법과 형식 표준화 ▲옥외가격표시지침 준수 지도 등을 관계부처와 각 지자체에 건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시행률이 미미하다는 지적에 따라 세부방침을 정해 일제 단속을 벌여 위반업소에는 강력한 행정 처분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격표를 부착하지 않아 적발되면 1차 시정명령, 2차 영업정지 7일, 3차 영업정지 15일의 행정 처분을 받는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