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 40대 여성 추락사 사고 당일 관리업체 수리…안전관리 부실 의혹 경찰, 승하강 제어장치 오작동 사고 원인 추정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09월 23일(화) 20:17

추락사고로 운행중지된 광주 매곡동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주 도심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40대 여성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엘리베이터는 사고가 발생하기 몇 시간 전에 수리를 받은 적이 있어 관리업체의 안전관리 부실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밤 8시35분께 북구 매곡동 한 아파트 지하 1층 엘리베이터 통로에 주민 A(48·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엘리베이터 유지보수업체 안전기사 B(35)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현장 CCTV를 확인해본 결과, A씨는 사고 당일 밤 8시10분께 1층에서 엘리베이터에 탑승, 12층에 문이 열려 내리려고 했지만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15층까지 올라가면서 빈 공간으로 떨어져 추락했다. 특히 사고가 난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지난 21일과 사고 당일인 22일 오전에도 버튼 이상 등 오작동으로 인해 수리를 했던 것으로 드러나 안전관리 부실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고 당일 오전에도 엘리베이터 버튼이 안 눌러지거나 상하방향 색깔에 불이 안 들어온다는 주민들의 수리 요청에 의해 유지보수업체 기사를 불러 수리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던 한 주민은 “15층에 표시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길 기다렸는데 쾅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멈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원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실시한 결과, 엘리베이터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제어장치가 오작동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아파트에 설치된 총 18대의 엘리베이터는 지난 3월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의 정기점검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고 매월 한 차례씩 엘리베이터 공급 업체인 S사에서 점검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S업체는 광주지역에서 총 381곳에서 엘리베이터 공급 및 점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S업체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매년 1회씩 엘리베이터 정기점검을 받고 있고, 회사 자체별로 월 1회씩 또 수리요청이 있을때는 수시로 현장에 가서 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광주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광주지역 승강기 사고종별 구조건수는 총 3천158건이다.

이 가운데 일반용 승강기가 2천808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타(318건), 차량용(13건), 화물용(9건), 에스컬레이터(7건), 공사용(2건), 이사짐용(1건)등이었다.

지역별로는 북구지역이 891건으로 가장 많이 구조 출동했고, 서구(760건), 광산구(676건), 남구(460건), 동구(381건)순이었다.

특히 승강기 갇힘 사고는 지난 2009년 이후 하루 평균 8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안전관리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 승강기안전관리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09년부터 지난 상반기까지 승강기 갇힘 사고는 총 1만6천160건이 발생했다. 이 수치는 하루에 8건 이상, 연평균 3천건이 발생한 것이다. 시간별로는 15-30분간 갇히는 사고가 7천92건으로 전체 43.8%를 차지했고, 30분 이상 구조되지 못한 경우도 2천163건(13.4%)이었다.

더욱이 1시간 이상 갇혀 있는 사고도 270건에 달해 관계당국의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