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최첨단 조화…‘빛’에 대한 다양한 단상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展 ‘다시 태어나는 빛’ 신세계갤러리서 10월 9일까지 신작 12점 전시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09월 24일(수) 19:43

이이남 作 ‘우는 여자 빛’

고대 그리스 예술의 이상이 잘 표현된 밀로의 ‘비너스’가 최첨단 빛의 기술을 입었다. EL 라이트를 돌돌 감은 비너스는 새로운 빛으로 다시 태어났다. 작품 ‘베르메르의 하루’ 속 여인은 고요히 빛을 따르고 있다. 하나의 이미지를 다양한 방식의 빛과 접목한 작품들이다. 빛의 신비로움에 빠져들게 한다.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근작을 선보이는 전시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다음달 9일까지 열린다.

지난 2007년 ‘명화의 재해석’이라는 타이틀로 초대전을 연 이후, 7년 만에 진행하는 광주신세계갤러리의 초대전이다. 이이남의 작품은 개인전 및 순회전 등을 통해 다양하게 소개돼 왔지만, 신작만 모아서 보여주는 전시는 오랜만이다.

이이남 작가는 동서양 거장들의 명화를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흥미로운 ‘디지털 회화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전 회화에 움직임을 부여하고, 고전과 현대의 대화를 시도한다. 동서양의 명화들을 동시대 미디어 아트로 탈바꿈시켜 전통적인 시공개념과 그 위에 구축된 미술의 개념 규정을 접목시켜왔다.

최근 이이남 작가의 작품은 TV 모니터를 활용한 영상 작품을 넘어서 사진과 조각, 그밖에 다양한 매체를 융합한다. 대상을 작가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보여주며 새로운 소통의 언어를 끊임없이 창조해 내고 있다. 기술적인 매체의 속성을 활용하면서도 시각예술의 근본적인 속성인 ‘빛’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큰 화두로 삼아오고 있다. 고전의 재해석이라는 기존의 맥락과 더불어 디지털 이미지로 구현되는 다양한 시도를 오브제 형식의 입체로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내며 좀더 폭넓게 미디어를 수용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이남 작가는 ‘빛’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고자 했다. 영상뿐만 아니라, 입체와 설치 작품에 최첨단 빛의 기술 ‘EL 라이트’와 ‘LED cutting’을 접목해 이 시대의 가장 익숙하면서도 낯선 ‘새로운 빛’을 보여준다.

고전과 최첨단의 조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간극, 이 시대의 ‘빛’에 대한 다양한 단상을 통해 시각예술 범주에서 디지털이라는 매체가 제공하는 새로운 시각 경험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