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안 드림’ 또 주검으로 고독한 한국살이 이주 노동자의 끊이지 않는 자살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
| 2014년 09월 24일(수) 20:15 |
#앞선 4월25일에는 네팔 출신 20대가 입국 세 달 만에 자신이 일하던 광주시 서구 마륵동 호박농장에서 스스로 목을 맸다. 그는 치료비와 장례비용 때문에 생전에 그토록 그리워했던 고향에 죽어서도 돌아가지 못한채 안치실 신세가 됐다. 이후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가 치료비를, 네팔 영사관이 장례비를, 광주·전남지역 네팔 출신 근로자들의 모금운동 등으로 화장한 유골이나마 고향에 갈 수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종합지원책 마련과 함께 고용허가제의 철저한 사후 관리,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신뢰에 근거한 공동체를 꾸려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고려인 정착을 돕기 위해 ‘광주시 고려인 주민 지원 조례안’을 제정했지만 여전히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은 미미한 상황이다.
사회적 약자인 이들의 사회적 지위와 노동조건 및 생활조건을 개선하고, 이들의 인권과 복지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용허가제 철저한 사후 관리 = 광주·전남 등 전국 중소업체의 외국인력 배정이 지난 1일부터 전국 각 고용센터에서 시작됐다.
24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2004년 8월 시행된 외국인고용허가제는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인력난을 겪는 중소 사업장이 비전문 외국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 캄보디아·베트남 등 15개국에서 외국인력(E-9 비자)을 도입하는 일반 고용허가제와 중국·구소련 지역의 동포(H-2 비자)를 도입하는 특례 고용허가제로 구성된다.
고용허가제는 시장 수요를 존중해 외국인력 도입규모, 도입업종 등을 결정하되 내국인 일자리 잠식의 부작용 방지를 위해 내국인을 구하지 못하는 사업장에 허용되고 있다. 사업주는 노동관계법을 준수하고 출국만기보험과 보증보험 등의 가입의무와 귀국비용보험·상해보험 등의 의무를 이행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묵살되는 형국이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식개선 = 일부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을 내국인의 일자리를 침탈하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이른바 3D업종에서 일하며, 다소나마 중소제조업체들의 인력난을 완화해 주고 있다.
지난 7월 말 현재 광주·전남 소재 외국인 근로자 수는 1만2천여명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8천118명(69.5%), 농축산업 1천650명, 어업 1천285명, 건설업 459명 순이다. 국적별로는 캄보디아(1천904명, 16.3%)가 가장 많고 이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약점 이용한 임금체불·가혹행위 = 최근 광주·전남지역의 경제 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일자리가 줄자 불법체류외국인 가운데 임금체불이 증가하고 있다.
(사)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에 따르면 특히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들이 인력공급업체를 통해 입사하는 경우 공급업체가 임금을 가로채고 폐업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올 들어만 광주·전남에서 6억원에 달한다. 그러다보니 지난달 24일 목포시내 건설·폐기물 처리 업체에서 일하던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들이 업체의 횡포를 못이겨 광주로 피신을 왔다. 이들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열심히 일했으나 “1년간 체불과 구타, 가혹행위에 시달려도 도와주는 곳 없었다”며 광주에 소재한 유니버설문화원 바수무쿨 원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이들 모두는 “한국에서 돈을 벌어 방글라데시에 돌아가 사업을 하겠다”는 부푼 꿈으로 한국에 왔지만 현재는 산산조각이 났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