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내리막…풍작에도 답답한 농심 10a당 생산량 509kg 지난해 풍년과 비슷 시장개방 불안에 가격 약세·재배면적 감소 오성수 기자 star555@kjdaily.com

2014년 09월 29일(월) 19:33

올해도 쌀 풍작이 예상되지만 쌀값이 하락하면서 지역 농민들의 심정이 편치 않다.

양파와 배 등 주요 농산물가격이 올해 큰 폭락한데 이어 쌀 값마저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 423만t보다 1.8% 감소한 415만t 수준이 될 것이라고 29일 전망했다.

재배면적 감소로 총 생산량은 다소 줄었지만 벼 출수기 이후 맑은 날이 계속되면서 사실상 풍작을 이룬 셈이다.

실제 논 10a당 쌀 생산량은 태풍 피해가 없어 풍년이었던 지난해 508㎏와 비슷한 509㎏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5년간 최대·최소 생산년도를 제외한 3년 평균치 495㎏보다 많은 풍작이다.

그러나 벼 재배면적이 지난해 83만3천㏊에서 81만6천㏊로 2.1% 감소함에 따라 총 생산량도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공공시설이나 건물 건축 등에 따른 논 면적 감소와 단위면적당 소득이 높은 밭작물로 전환이 이뤄져 벼 재배면적이 감소했다”면서 “산지 쌀값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것도 파종시기 농가의 재배의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풍작에도 불구 쌀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농민들은 내심 불안해하고 있다.

9월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 16만6천764원으로 2012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쌀시장 전면개방 우려감까지 작용한 탓이다.

게다가 일부 해안지역에서는 백수피해가 심각한데다 목도열병도 기승을 부려 피해 농가들의 낙담이 크다.

전남 양곡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시장개방에 대한 여론 등으로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 잇따른 풍작으로 단경기 쌀값이 수확기보다 떨어지는 역계절진폭이 발생하면서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데 있다. 소비량이 줄고 가공용 소비도 정체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내년 쌀 수요량을 395만t에 머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생산량이 수요량을 20만-30만t 웃돈다는 의미다. 게다가 쌀 자급률의 경우, 국내 밥쌀용 쌀 소비가 감소 추세인 만큼 올해 쌀 소비가 지난해와 같은 450만t을 유지한다고 해도 지난해 생산량 423만t이면 94%의 자급률을 기록하게 된다.

국내 소비량의 9%에 해당하는 의무수입물량(MMA) 40만9천t까지 고려하면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

김재명 나주 동강농협조합장은 “올해는 대부분의 농산물가격이 폭락한데 이어 심리적으로 영향이 큰 쌀 값마저 하락한 상태에서 쌀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나서자 농민들이 공황상태”라고 말했다.

/오성수 기자 star555@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