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하는 생태교육 지속가능한 미래 연다 빛고을 광주 에코도시로! <8>독일 ‘프라이부르크’를 가다 ③환경교육센터 에코스테이션 자연보호·생태정원·식품건강 등 분야별 교육활동 활발 연간 1만5천여명 방문·600여개 세부 프로그램 운영 자원봉사자 적극 참여…수준별 맞춤형 체험학습 눈길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2014년 09월 30일(화) 20:36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에서 생태교육기관인 에코스테이션이 학교 밖 환경교육기관으로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에코스테이션 본부 건물은 나바호인디언 양식에 따라 친환경 방식으로 지어졌으며 작은 사진은 태양광이 실내로 들어올 수 있도록 천장 한 가운데가 유리로 덮여있는 모습. 들판을 주제로한 에코스테이션 생태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들판에서 채취한 식물들을 관찰하고 있다.

“아이들을 자연으로 보내라. 자연이 아이들을 가르치게 될 것이다.”
최근 태양광 등 자연에너지를 이용해 환경파괴를 줄이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짐에 따라 자연과 조화를 이룬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유아나 아동·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자연생태교육이 유행하고 있다. 또한 생태교육이 정서적 안정 및 감성발달 등에 효과가 입증되면서 이를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 중이며 자연생태교육을 주제로 한 생태관광 또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태교육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체험교육이 아니라 시간부족 등의 이유로 그져 관람성교육,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위치한 자연생태교육기관인 에코스테이션을 방문해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아봤다.

◇환경보호 위한 민간단체

프라이부르크가 환경도시로서 자리매김하는데는 에코스테이션이라는 생태교육기관이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기관은 독일환경보전연맹(Bund Fur Umwelt and Naturshutz Deutschland·BUND )의 지역조직으로 환경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민간단체(Akyion Aktion Umweltschutz e.V.)소속 환경교육센터로 지난 1986년 설립됐다.

에코스테이션은 정부부처·재단·협동기관의 후원금이나 기부금, 교육 참가자들의 참가비 등을 통해 운영된다. 특히 독일 바덴뷰텐베르크 환경보호재단이 다년간의 후원자로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있다.

에코스테이션은 프라이부르크의 호수공원 내 위치해 있다. 호수공원을 따라 걷다보면 크기는 크지 않지만 들판이 솟아오른 듯한 모습을 한 에코스테이션 건물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약 600여가지의 각종 행사들을 기획·진행하며 세미나 참가자들 및 학생과 어린이들, 특별행사 참가자 등 연간 1만5천여명이 방문하는 오랜 전통을 지닌 생태교육의 산실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환경보호와 환경교육·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Bildung fuer nackkalyinge Entwicklung·BNE), 생태정원, 식품·건강, 자원보호·생태건축 등 5개의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해동한 약 15가지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환경보호 분야에서는 토종동물 보호나 나비정원 조성 등 환경보호운동을 실천한다.

환경교육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 분야는 에코스테이션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프로젝트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해만도 300여학급이 에코스테이션을 방문해 체험학습을 진행했다. 특히 2005년 유엔이 정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 10년 프로젝트’의 공식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생태정원, 식품·건강 부분은 에코스테이션 유기농 정원을 중심으로 지역 시장경제와 지역에서 생산된 건강한 식품들을 테마로 진행된다.

자원보호와 생태건축분야에서는 쓰레기교육 및 태양에너지 사용과 같은 생태활동을 실현시키는 지역관할센터역할을 한다. 아울러 에코스테이션의 건물은 친환경 건축물로서 생태건축분야의 롤모델로서 역할도 해내고 있다.

◇숲에서 시작되는 변화

에코스테이션은 학교 밖 교육의 장으로서 자연과 환경을 실질적으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에코스테이션의 전체건물은 본부건물과 각종 과일 및 100여가지의 허브들을 재배하는 식물정원, 외부에 독립적으로 자연에 가까운 방식으로 설치된 유기농정원 등으로 조화롭게 구성돼있다.

본부건물은 나바호 인디언 양식을 따라 나무로 이뤄져 있으며 건물 외부의 지붕도 풀과 흙으로 덮여 마치 들판이 솟아오른 듯한 자연친화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건물에 사용된 나무는 근처 흑림에서 공수해 왔다. 또 실내로 들어오면 천장 한 가운데가 유리로 덮여있어 태양광이 그대로 실내로 투과돼 전기없이도 자연채광만으로도 실내를 환하게 비출수 있게 설계됐다.

또 실내에는 역할극이나 토의를 할 수 있는 원형의 교육장이 갖춰져 있으며 그 주변으로는 각종 안내문이 걸려있어 원하는 체험 프로그램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에코스테이션은 3월 중순부터 봄·여름 프로그램, 9월 중순부터 가을·겨울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프라이부르크 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필요로 하는 것을 교육한다. 에너지 절약, 정원 가꾸기, 약초심고 구분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이라는 주제가 우리의 일상생활로 들어와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학급이나 유치원 교사들이 에코스테이션의 담당자와 논의를 통해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서 배우는 내용에 맞춰 프로그램이 진행되도록 주제를 정한다. 또 현장에서의 교육뿐만 아니라 사전 교육 및 사후교육까지 함께 이뤄진다.

허브 등을 이용한 건강 먹거리 만들기,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방법 등 아주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로 이뤄진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목적은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체험학습을 통해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전달하기 위해 진행된다.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중요시 여기며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교사들은 대부분 자원봉사자들로 초·중·고 교사뿐만 아니라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과 대학연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아이들은 에코스테이션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유기농 농장에서 직접 먹거리를 재배하는 등 자연을 직접 만지고 체험하며 물, 땅, 숲과 같은 다양한 생태계를 접하고 연구하게 된다.

이처럼 에코스테이션의 지속적인 교육은 프라이부르크가 생태도시로 자리매김한 전통을 만들고 이어나갈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생태체험 프로그램의 일환인 주말농장 등이 대부분 부모들의 의지에 따르며 일회성에 그치는 반면 이곳에서는 지속적으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작은 교육이 꾸준히 이어져 놀라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들판을 주제로 생태교육에 참여한 프라이부르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그저 아무렇게나 자라난 나무와 풀로만 여겼던 숲 속 생물들이 교육을 통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며 “아이들이 이번 교육을 통해 자연을 한걸음 더 가깝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태교육에 대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랄프 후프나겔(Ralf Hufuagel) 에코스테이션 대표는 “익숙한 것은 지켜지기 마련이다”며 “어려서부터 자연과 가까워지는 교육이 이뤄진 사람은 자라서도 항상 자연을 아끼고 가꿀 줄 알게 된다”고 기관의 설립 취지를 밝혔다.

이 연재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