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파리’…열정의 탱고가 흐르는 그 곳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박종석 화백의 화필여로 <14> 남미여행-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탱고 동네 엿보기> kjdaily.com

2014년 10월 01일(수) 20:31

박종석 作 ‘오월광장’

생기 넘치는 관광을 마치고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18시간의 버스 이동으로 늦은 밤에 생경한 도시 품안에 안긴다.

남미의 파리라고 불리 우는 고풍스러운 도시로 5월 광장 부근의 숙소에 여장을 풀고 4일간을 일정을 잡는다. 대통령 궁, 대성당과 몬세라트 거리 걷기로 하루의 소일거리를 삼는다.

오후, 쓸쓸하게 느껴지는 한인촌의 방문에서 참으로 반가운 것은 여기서도 한정식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식당이란 이름만으로도 이국의 여행자에게는 충분히 기운을 북돋아 주기에 충분하다.

‘바릴로체 성당’

비록 규모는 작은 식당이지만 같은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김치찌개 한 그릇이면 정을 충분히 느끼지 않겠는가? 나머지 일정의 힘을 여기서 보충이라도 하듯 허겁지겁….

한정식메뉴 중 김치에 먼저 손이 간다. 젓가락으로 집는 시간도 아까워서 손으로 김치를 찢어 나눠 먹는다. 손가락까지 쭉쭉 빨아먹는 일행의 모습을 누가 보기라도 했다면 얼마나 우스웠을지 짐작이 간다.

그날은 고국의 에너지와 함께 어루만질 수 없는 아픔도 함께 느낀다. 한인촌의 초라한 삶터를 보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고국을 그리워하는 동포들의 실상이 눈에 선하다.

어느 누구나 하루해가 지면 자고 해가 뜨면 눈을 떠야한다. 그러나 어떻게 사는가가 중요하다. 재외국민의 삶에 방향도 각자 선택의 몫이라고 스스로 위무하는 방법뿐, 더 할 말이 없었다.

‘국회의사당’

다음날 레콜레타 지구의 국립미술관과 레콜레타 묘지와 성모 필라드 성당, 국회의사당을 찾아 스케치를 한다.

가을 날씨가 청명 하지만 왠지 건조하다. 산도 없고 평이한 지평선에 빌딩숲과 분주한 차량, 딱딱한 구조의 도시가 흥미를 잃게 한다.

그런데 다음날 산텔모 지구를 돌아보고 새로운 흥겨움이 솟는다.

1800년도 고향 잃은 사람들, 즉 노예들이 울분에 춤추고 노래한 것이 탱고의 기원이 되었다는 진원지의 풍경과 오래된 돌바닥 길, 탱고가 흐르는 카페, 그리고 즐비한 골동품 가게, 민예품 등이 눈길을 잡아당긴다.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인디오 친구와 함께.

도레고 광장과 보카 지구는 100여년의 탱고 역사를 엿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음날 5월 광장 앞 분주한 시내 복판에서 미인들 50여명이 발레를 하듯 영화 촬영을 하고 있기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열심히 공부하듯 눈으로 메모한다.

갑자기 미녀들의 춤추는 장면에 빠져 있던 나에게 김박사님이 회춘의 상상을 하느냐며 농을 던진다. 나도 이에 지지 않고 맞장구쳐본다.

그렇게 부러우시면 함께 회춘하십시다! 김박사님의 웃음은 이국 도시를 품을 듯이 상쾌했다.

‘캄파나리오 언덕’

지구 반대편, 인간이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비슷하다. 다만 문명의 이기가 침투되지 않은 오지만 제외 한다면, 그런데 과연 어느 곳이 행복 할까? 묻는다면 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