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존의 다문화사회 위한 지역정책 수립을 김기곤 |
| 2014년 10월 02일(목) 2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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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정부는 ‘다문화·다민족 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그러나 우리의 다문화적 현실은 다양성, 개방성, 포용성, 상호인정 등 다문화주의가 표방하는 가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광주발전연구원의 2013년 조사연구에서도 광주 거주 외국인들은 ‘임금 및 수당’, ‘욕설이나 폭행 등 인권침해’, ‘작업량이나 노동시간’ 등에서 개선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한 해 1만건이 넘는 상담이 이뤄진다. 남편·시어머니와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 자녀의 학교 따돌림에 대한 고민 등을 호소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지역에서도 이주민의 삶의 장벽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외국인 이주자들의 삶은 국가 전체보다는 특정 지역사회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광주의 공단 인접지역은 이주 노동자들이 지역의 경제활동, 주거형태, 소비패턴 등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결혼 이주 여성이 많은 전남의 농촌지역에서는 가족·이웃 관계 등 마을공동체가 바뀌고 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이주자 정책은 전적으로 중앙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정책은 거의 없거나 국가가 제시한 획일화된 정책을 시행하는 정도이다. 지역사회가 적극 나서서 이주민과 함께 공생하며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다문화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첫째, 외국인 이주자들을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주자들을 ‘나’와 다르지 않는 보편적 존엄성을 지닌 동등한 존재로 인정하고, 그들에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시민적 자격과 지위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인권적 관점은 단순히 시혜적인 복지 제공을 넘어,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사회, 문화, 정치, 경제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규범적·제도적 환경을 마련해 준다.
둘째, 지원 중심에서 참여 확대로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주자들은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제약으로 공적인 영역에 당당히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주자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거나 이들이 지역정책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적인 기회와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각종위원회나 ‘광주공동체 시민회의’ 등과 같은 시민참여 프로그램에 이들의 몫을 정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셋째, 인구사회학적 특성이나 욕구 등에 따라 정책을 다각화해야 한다. 다문화가족은 이주 노동자, 국제결혼 이주 여성 등 외국인으로 구성된 다양한 가족을 포괄하는 용어이지만, 현재의 다문화가족 정책은 국제결혼 이주 여성에 집중돼 있다. 다문화가족 정책이 초기의 개별 정착 지원에 갇혀 있는 것도 문제다. 성장한 자녀의 학교적응 등 가족생활 지원으로 넓혀 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