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중국인 관광 상품’ 개발 시급하다

2014년 10월 05일(일) 20:11

민선 6기 들어 광주, 전남·북이 ‘중국과 친해지기’ 정책과 호남권 상생을 위한 협약 등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이들 지자체는 인접해 있는 같은 생활 공동체 권역이면서도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져 공동으로 협의해 추진하면 시너지 효과가 큰 정책 추진에 소극적이었다. 예를 들어 관광 분야 등은 정책 공조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행정구역이 다르다며 외면해온 게 사실이다.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행정도 한 몫 했지만 행정편의주의에 편승한 지자체장들의 상생 노력 부족이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다행히 민선 6기 들어 상생을 위한 가시적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고무적이다. 핵심은 구체적인 실행전략 마련이다. 중국관광객 유치에 공감하면서도 이들을 위한 관광 상품 개발은 너무 느슨하다. 이달 들어 중국관광객이 국경절 연휴(1-7일)를 맞아 한국을 대거 방문하고 있지만 광주·전남을 찾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 440만2천 명 가운데 광주 방문자는 고작 5만7천명(1.4%), 전남은 16만명(3.6%)에 그쳤다. 이유는 광주·전남에 가 볼만한 곳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실제 광주를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둘러보는 곳은 무등산과 정율성 생가, 5·18민주묘지, 빛고을 노인건강타운 등으로 한정돼 있다. 전남도 곡성기차마을, 담양 메타세콰이어, 순천만, 여수 오동도, 보성 녹차밭 등이 대부분이다. 지역 관광업계는 “중국관광객이 관광시장에서 가장 큰 고객으로 급부상한 상황이지만 이들의 입맛에 맞는 관광지가 광주·전남에 거의 없어 아쉽다. 중국을 겨냥한 관광자원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광객들이 제주나 서울을 가기 전 잠깐 찾는 경유지가 아닌 체류할 수 있는 관광지 개발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5일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도가 참여하는 ‘호남권 정책협의회’가 6년 만에 전북 순창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호남권 시·도지사는 시·도간 인사교류, 호남권 관광벨트 구축, 공연예술단교류 등 4개 안건의 상생협력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시너지 효과가 큰 실행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호남권 관광벨트 구축이다. 여수 세계박람회장과 광주아시아문화전당, 전주 한옥마을을 벨트화해 국내·외 공동 홍보 마케팅 등을 한다는 내용이다. 광주, 전남·북이 모처럼의 좋은 기회를 제대로 살려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