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반 떴다”…좁은 도로 빼곡 ‘위험천만’ ●불법 주정차 특별 단속 현장 동행취재해 보니… “카메라에 찍혔다” 항의…장갑 이용 번호판 가려 市, 198개 구간 A·B·C 3개 등급 나눠 특별 관리 북구, 올 6만5천여건 단속…시민의식 개선 절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2014년 10월 06일(월) 19:48

6일 광주 북구 한 도로에서 북구청 교통지도과 직원이 라바콘으로 번호판을 가린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주차 단속 중입니다. 다른 곳으로 차량을 이동해 주십시오.”

광주시 북구청 교통지도과 직원들은 매일 불법 주정차 차량들과 전쟁을 벌인다.

6일 오전 10시께 북구 일곡동 일곡사거리. 이곳 일대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로 빼곡했다. 일대 상가가 밀집돼 있기 때문에 매우 혼잡함은 당연하다. 한 이면도로는 양쪽에 주차된 차량을 피하기 위해 중앙선을 넘어서 주행을 하는 등 위험한 상황도 연출됐다. 단속을 알리는 사이렌과 계속되는 단속반 직원들의 경고 방송에도 불구, 주·정차된 차량을 이동하지 않는 운전자들이 다반사다. 운전자들 중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트렁크를 열거나 비닐봉지, 장갑, 종이박스 등으로 번호판을 가리는 장면은 흔한 일이다.

눈에 띄는 것은 단속 방식이다. 과거와는 달리 단속 직원들이 직접 불법 주·정차 차량들을 사진으로 찍거나, 차량번호와 시간대를 입력하지 않는다.

차량 조수석에 교통법규 위반차량단속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차량 위에 부착된 카메라가 위반 차량의 번호판을 ‘찰칵’하고 촬영을 한다. 역광일 경우 번호판에 빛이 반사돼 차량번호 식별이 어려워 다툼의 소지가 있다보니 이때는 수동으로 전환해 촬영을 한다.

단속은 같은 장소를 반복해서 돌며 진행되는데 보통 2회 이상 적발되면 자동으로 기계가 작동,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자동으로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단속은 1차 경고 후 최소 10분 이상 지난 후에 그대로 차량이 주차돼 있을 때에만 단속이 이뤄진다.

특히 차량 번호판을 가리는 등 얌체 차량들은 1차 경고 없이 즉각 단속하며 앞으로는 도보 단속반을 편성해 단속을 실시할 요량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현장에서 자신의 차량이 카메라에 찍혔다고 쫓아와 항의를 하며 시비를 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날 단속을 나온 정남식 북구청 교통지도계장은 “지금은 오전 시간이라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오후 3시-5시와 퇴근시간에 불법주정차가 극심하다”며 “특히 퇴근시간에는 유동차량이 많기 때문에 교통정체를 유발할 수 있는 데다 사고 위험도 많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특별 단속은 지난 1일 광주시가 시행한 198개 구간 불법주정차 단속구간 등급제 실시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단속구간 등급제는 A·B·C 등 3등급으로 나눠 불법주정차가 극심한 구간을 특별히 단속하는 것이다.

정 계장은 “사실 단속구간 등급제는 기존 단속과 달리 선진 주정차 문화 정착에 주안점을 두고 마련했기 때문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지금도 단속이 되면 직원들 멱살을 잡거나 욕설을 하는 운전자들이 있는 등 어려운 점이 많다. 직원들도 바로 단속을 하지 않고 1차 경고를 한 뒤 단속을 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의 협조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 1월부터 9월말까지 북구지역 불법주정차 단속 건수는 6만5천800건이며, 지난해 총 단속 건수는 7만2천789건이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