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율성에 광주·전남의 멋과 맛 버무리자 中 관광객 광주 유치 '정율성 브랜드' 활용하자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
| 2014년 10월 06일(월) 19:55 |
당초 텅쉰은 제주도 방문을 목적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인접한 지역인 광주의 중국어 관광홈페이지를 발견했다. 이것저것 둘러보던 그는 이내 자신이 알고 있는 정율성의 고향이 광주라는 것을 알게 되고 연결된 정율성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거기서 정율성에 대한 소개, 기념관 위치, 주변 볼거리까지 소개가 되자 텅쉰은 아이의 교육 차원에서 제주도를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광주를 들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광주에 오자 텅쉰은 생각보다 중국 관광객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는 것에 놀랐다.
먼저 정율성 기념관에 도착하자 중국어로 된 신문이 구비돼 있다. 비록 4페이지에 불과한 소규모 소식지 형태지만 단순한 관광 안내도가 아니라 한주동안 광주에서 일어났던 일과 광주시의 정책 등이 소개 돼 있었다. 여기에는 일주일동안의 아시아문화전당 공연프로그램도 소개됐다. 텅쉰은 이 신문이 오로지 중국 관광객만을 위한 것이며 매주 내용이 바뀐다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에 또 한번 놀랐다.
마침 텅쉰이 도착한 이날 저녁 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광주지역 연극인들이 연기하는 ‘정율성 뮤지컬’이 공연된다. 텅쉰은 가족과 함께 공연관람을 요청했고 중국어로 된 모바일 앱을 통해 바로 예약됐다.
정율성 기념관을 보고 난뒤 텅쉰 일행은 이어 인근 산책코스인 ‘양림동 사색길’을 둘러 보기로 했다.
정율성이 어린 시절 돌아다닌 곳이라고 하나 증명되지는 않았다. 다만 정비가 잘된 옛 근대식 한국 가옥들은 독특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후 그는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충장로를 지나 금남로에 있는 차이나 스트리트로 걸어갔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가족들은 꽤나 많은 쇼핑을 했다. 곳곳에 중국어로 된 팻말이 붙어 있었고 각종 가게들도 대부분 한자표기가 병행돼 있었기 때문이다.
텅쉰은 차이나 스트리트에서 중국 음식이 아닌 한국 음식을 시켜먹었다. 중국 관광객들을 위한 특별 세트였다. 맵지 않고 한국 특유의 정갈한 느낌을 주는 식단이어서인지 가족들도 매우 만족했다.
무엇보다 이번 광주 여행을 즐겁게 해준 것은 문화해설사들이다. 광주시와 연결된 그들은 능숙한 중국어로 광주의 전설, 광주와 중국간의 관계, 정율성의 유년시절 등을 설명해주며 광주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나중에는 흡사 텅쉰 자신이 정율성이 된 듯 한 기분이 들 정도로 이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텅쉰 가족은 이들의 안내를 받으며 밤에 열리는 아시아문화전당의 공연까지 보고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단 하루였지만 여러 가지 광주의 볼거리를 느낀 텅쉰은 다음번엔 제주도가 아닌 광주를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 가족들과 방문할 예정이다.
아울러 그때는 광주뿐만 아니라 명나라 장수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는 전남까지 돌아볼 예정이다. 중국과 광주·전남은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는 것을 이번 여행을 통해 톡톡히 알수 있었기 때문이다.
텅쉰의 여행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먼저 광주를 알리는 ▲관광 홈페이지와 거기서 연결된 정율성 홈페이지 ▲정율성 생가 기념관 ▲중국어로 된 광주지역 소식을 알려주는 미니 신문 ▲인근에 펼쳐져 있는 도심 산책 ▲충장로의 중국 관광객위 위한 표지 ▲금남로의 차이나 스트리트 ▲아시아문화전당의 정율성 관련 공연 ▲중국어가 능숙한 문화해설사 등이다.
서로가 유기적으로 묶여진 이 프로그램들은 정율성이라는 하나의 코드로 엮어져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내 수십억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매력적인 관광상품으로 재생산됐다.
즉 현실적이고 바로 운용 가능한 스토리텔링 사업을 통해 중국관광객을 유치하면서도 관련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자 주변 환경을 이용한 것이다.
물론 이같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인력배치와 홍보가 필요하다.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그룹과 이를 알리는 그룹, 광주시의 차이나 프렌들리 사업의 쌍두마차가 바로 이 둘이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