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보육료 지방에 떠넘기지 말라

2014년 10월 07일(화) 20:01

정부가 누리과정과 돌봄교실 예산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면서도 막대한 규모의 중앙정부 교부금은 제때 내려보내지 않아 교육 광주·전남 교육재정난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가정책인 3-5세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과 초등 돌봄교실 확대 운영 등을 감안한 내년도 전체 재원부족액은 광주가 1940억원, 전남이 2200억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3세, 올해 4세까지 부담하되 정부와 지자체가 일부 지원해 주던 것을 내년부터는 3-5세 누리과정 예산 전액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해야 하다 보니 관련 예산 증액분이 광주에서만 220억원에 이른다.

광주교육청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교부금 집행 누적비율은 7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포인트 가량 낮다. 교육부가 올 초 약속했던 87.7%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액수로 따지면 현금 1300억원 가량이 덜 들어온 셈이다. 전남도 77.4%로, 2037억원이 덜 내려왔다.

운용할 재원이 바닥나 직원 인건비조차 제때 지급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전남교육청은 이미 일시 차입금으로 900억원 가량을 시중은행에서 빌린 상태고, 광주교육청 역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를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들은 최근 임시 총회를 열고, 2015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중앙정부가 책임지도록 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정부는 각 교육청이 누리과정 보육료 때문에 학교 운영에 필요한 학교운영비를 삭감하고, 원로 교사들이 명예퇴직을 하려 해도 돈이 없어 받아주지 못하는 실정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영유아보육법 시행령’은 ‘영유아 무상보육 실시에 드는 비용은 예산의 범위에서 부담’하도록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 지방교육재정 위기를 자초하면서까지 부담토록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목적에도 합치되지 않는다.

초중등학교 교육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다. 이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다. 학교교육재정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재정교부금의 내국세 비율을 현재 20·27%에서 25%까지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지방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하고 정부의 예산편성 과정에서 누리과정과 초등 돌봄 예산 전액을 국고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