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개혁하려면 제대로 하라

2014년 10월 08일(수) 20:12

올해 창설 2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조직 혁신과 정체성 재정립 등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광주비엔날레의 개혁 방향은 크게 재단 내부 개혁과 대외적으로 비쳐지는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 부분으로 나뉘어 추진될 전망이다.

재단 내부의 문제는 조직 정비와 재정 운용 등 광범위한 틀 속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부족한 기금을 확충해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전시를 진행할 수 있는 독립적인 기반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로 떠올랐다.

비엔날레 정체성에 대한 부분은 그동안 지역 미술인들이 꾸준하게 제기해온 문제다.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의 정신을 바탕으로 탄생한 광주비엔날레가 ‘세계화’만 추구한 나머지 지역 미술인을 외면하고 결국 ‘광주’만의 정체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역 미술계와 전문가, 시민사회 대표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11월 6일 공청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내부개혁과 정체성 문제 외에도 광주시민이 느끼는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비판을 폭넓게 듣고 수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광주비엔날레는 다른 지역에도 비엔날레가 창설돼 경제적 효과 부분에서 입지가 점차 좁아 아시아권에서조차 광주비엔날레 경쟁력이 위협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미술계와의 밀착력이 부족하고 자체마케팅 시스템이 취약해 아직도 자립을 못한 부분에 대한 통렬한 경영 분석과 반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국제행사 기획, 운영이외에도 광주시 수탁과제를 운영하는가 하면 기타 행정업무 강도가 높아 잡음이 많은 점도 비판 대상이다.

특히 광주비엔날레의 주 수입원이었던 입장권 판매가 유료 관람객의 지속적인 감소로 정부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점, 홍보부족, 폐쇄적 조직운영에 따른 불통구조 역시 철저히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광주시민은 이제 광주비엔날레가 20년 동안 광주를 위해서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있다. 철저한 경영진단 및 정책 실사를 통해 조직 및 경영 전반에 대한 내외과적인 수술을 과감하게 하지 않으면 생존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 잘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