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4만6천여 어린이 보육료 끊기나 정부, 내년부터 누리과정 3-5세 보육료 지원 거부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
| 2014년 10월 08일(수) 20:27 |
정부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인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며 내년도 관련 예산편성에서 아예 제외시키겠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기 때문이다.
8일 시·도교육감협의회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 누리과정 예산 3조9천284억원 중 어린이집 보육료 2조1천429억원을 제외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이와 관련한 예산편성을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지역 4만6천여 누리과정 어린이들의 보육료 지원에 차질이 예상된다.
광주의 경우 시교육청이 당장 2015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720여억원 지원을 중단하게 되면 2만여명의 만 3-5세 어린이를 둔 부모들이 자비로 보육료를 부담해야 한다.
전남도교육청도 관련 예산 900여억원 지원을 중단하면 전남지역 2만6천여 가정이 보육료를 자비로 부담해야 할 실정이다. 결국에 부모 부담금(연령별 3만원 또는 4만5천원)과 특별활동비 등을 포함하면 지원금 중단에 따른 학부모 지출은 3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린이집 관계자와 학부모들의 반발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돼 또 다른 사회 갈등의 불씨를 낳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이처럼 교육감협의회가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중단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지방교육 재정 부담이다. 그동안 만 3-5세 누리과정 예산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각각 부담해왔지만, 내년부터는 관련 예산 전액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속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시도교육감 예산 편성 보이콧 문제는 교육청과 협의 없이 교육청에 일방적으로 부담을 전가한 정부에 모든 책임이 있다”면서 “사회부총리도 겸하고 있는 교육부 장관이 이미 예견된 사태에 대해 안일하게 뒷짐지고 있다”며 교육부 장관을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이어 “누리과정 예산은 내년부터 교육청이 맡기로 2012년에 이미 합의했다고 발표한 기재부의 입장은 교육감과의 합의가 아니라 당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합의한 것이다”라며 “이제 와서 교육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적반하장을 넘어 철면피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금의 누리과정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청에 재정 부담을 일방적으로 떠넘길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공약대로 국가는 재정부담을 책임지고 지자체와 교육청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도감독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광주지역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가뜩이나 원생이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보육료 현실화를 요구할 상황인데 보육료 지원 중단은 어린이집을 운영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면서 “3-5세 어린이를 둔 가정도 큰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