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드킬을 줄이려면 설재훈 |
| 2014년 10월 14일(화) 2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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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일간지에 ‘해마다 야생동물 2000마리가 로드킬 당한다’ 라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었다.
신문에 보도된 한국도로공사의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로드킬(road kill·야생동물 교통사고)건수가 1만819건이라고 한다.
공식적인 집계가 그렇다고 하니 실제로는 이 보다 훨씬 더 많은 야생동물이 도로 위에서 횡사(?) 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야생동물 보호론자는 아니지만 로드킬 예방을 위한 사업과 사고 이후 도로관리에 대하여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로드킬 예방책이다.
한국도로공사에서도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서 야생동물 이동통로, 유도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지만 로드킬 건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야생동물의 습성을 잘 못 이해한데 있는 것 같다.
야생동물들은 주로 야간에 산록부 부근의 논밭이나 농가 근처에 먹이를 찾기 위해 도로를 횡단한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차량의 전조등에 빛이 반사되어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당하게 되는 것이다.
도로공사는 우선, 로드킬이 많이 일어나는 지역의 공통점을 찾아서 현실적으로 개선하여야 한다.
많은 사업비를 들여 설치한 이동통로와 유도 울타리가 현실적인지 혹은 형식적인 것은 아닌지, 산과 산을 연결하는 높은 언덕만이 야생동물의 통로인지 아니면 유도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낮은 산록부로 많이 다니는지 등을 집어보고, 동물학자와 환경생태관계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면밀한 관찰과 정확한 분석을 토대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문제는 로드킬 후 잔해를 처리하는 일이다.
로드킬은 주로 야행성동물이 이동하는 밤중에 일어난다.
문제는 밤중에 일어난 사고의 사체를 처리하지 않고 방치해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이런 참혹한 광경을 목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필자뿐만이 아니라 아침시간에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출근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도로공사는 아침 순찰을 강화해서 출근시간 이전에 잔해를 말끔히 처리하고 도로상태를 최적의 컨디션으로 만들어 상쾌한 출근길로 만들어 줘야한다.
통행료를 내고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선량한 고객을 위해서 통행료 올릴 궁리보다 먼저 이런 서비스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른 아침에 이렇게 끔찍한 광경을 보면서 고속도로를 달리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심지어는 사체를 처리하지 않고 도로상에서 말라 비뚤어질 때까지 방치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빠른 길, 안전하고 쾌적하게’라는 한국도로공사의 멋진 캐치프레이즈처럼 45살 중년이 된 ‘ex 한국도로공사’이름에 걸 맞는 안전하고 쾌적한 서비스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