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23:1…환경미화원고시 아시나요” 동구 환경미화원 모집 ‘귀하신 몸’ 신분 상승 20-40대 다양…재수·삼수생도 다수 포함 높은 연봉·정년 보장에 구직자들 대거 몰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2014년 10월 14일(화) 20:05

취업을 위해서라면… 14일 오후 광주 동구 용산체육공원에서 열린 동구 환경미화원 선발 체력시험에서 한 응시자가 온 힘을 다해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사업실패로 인해 좌절을 겪고 다시 한번 재기하기 위해 응시하게 됐습니다.”

3D업종 중 하나로 꼽히던 환경미화원이 더 이상 기피 직업이 아니다. 환경미화원이 정년보장과 높은 연봉을 받자 어느새 ‘귀하신 몸’으로 신분이 상승해 채용 시험 경쟁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광주시 동구는 14일 오후 2시 용산체육공원에서 환경미화원 체력시험을 실시했다.

이번 체력시험은 동구가 지난달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환경미환원 공개모집 공고를 내 1차 서류심사를 합격한 사람에게 응시자격이 부여됐다.

가로청소원 1명과 청소차운전원 1명 등 총 2명을 모집하는 이번 체력시험에 분야별로 각각 23명과 2명이 응시했다. 가로청소원의 경우 23: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 지독한 취업난을 실감나게 했다.

웬만한 중소기업 부럽지 않은 연봉에 60세 정년도 보장되다보니 최근에는 고학력자까지 공채시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날 응시자들도 절반가량이 전문대 이상의 고학력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시한 연령대도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했다.

30대 지원자가 가장 많지만 최근에는 적지 않은 수의 20대들이 관심을 갖고 이 직종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난 시험에서 낙방을 겪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재수, 삼수생도 적지 않았다.

체력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50m 달리기에서 11초 이내에 들어와야 하며 윗몸일으키기는 60초 동안 30개 이상을 해야 한다. 체력시험에 합격한 응시자는 면접을 통과해야 최종 선발될 수 있다.

이렇듯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이 큰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안정성 높은 직업이라는 인식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다.

이날 응시자 중 최고령인 이모(46)씨는 “최근 사업에 실패하면서 큰 좌절을 겪었는데 이대로 살수가 없어서 응시하게 됐다”며 “올 초에 한번 응시했다가 낙방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기필코 합격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반대로 가장 나이가 어린 나모(26)씨는 “다른 공무원 시험과 마찬가지로 ‘환경미화원’ 선발 전형 역시 경쟁률이 상당히 높아 관문을 통과하기 쉽지 않다. 경쟁률만 보면 ‘고시’나 다름없다”며 “요즘 취직하기도 힘들고 최근에 환경미화원의 처우가 좋아지면서 응시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과거엔 기피 직종으로 손꼽혔던 환경미화원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병순 동구 환경청소과장은 “환경미화원 초임 연봉이 3천만원 수준으로 9급 공무원 연봉보다 오히려 높다”면서 “과거 열악했던 근무환경도 크게 개선되다 보니 고학력 구직자들이 많이 몰리는 같다”고 말했다./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