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교육·지원 ‘원스톱 서비스’ 구축 절실 광주매일신문·광주발전연구원·전남발전연구원 공동기획 광주·전남 국제도시 서두르자 제2부 친 외국인 정책을 펴자 <4>외국인지원센터 설치 광주 외국인 1년새 10% ↑…‘경제활동’ 큰 고민 지역민과 소통 강화 다문화 관련 인식 전환 힘써야 정다운 기자 swiss@kjdaily.com

2014년 10월 16일(목) 20:23

광주 거주 외국인들이 늘면서 외국인통합지원센터의 설치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광주는 외국인 근로자 수가 가장 많아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다문화정책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광주매일신문 DB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고려인 올리가씨는 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기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공단에서 일하는 시간에 아이를 돌봐줄 곳을 찾았지만, 꼭두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아이를 봐주는 곳이 많지 않은데다, 아이가 한국어에 서툴기 때문에 일반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었던 것. 결국 올리가씨는 고려인 영유아 자녀들이 모인 작은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야했다.



광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는 반면, 이들의 정착과 생활을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그동안의 다문화 정책은 결혼이주여성 중심이어서 지역 내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등의 이주민 그룹이 소외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광주지역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 수가 가장 많고 유학생, 결혼이민자 순으로 구성돼 있어 이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다문화정책 수립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사회가 다문화화되면서 시민들의 다문화에 대한 수용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도, 기존 다문화 정책은 내국인의 다문화 이해 증진을 위한 정책 마련에 소극적이어서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광주에 다문화 지원 역할을 아우를 수 있는 ‘외국인종합지원센터’ 설치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16일 안전행정부의 ‘2014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을 보면, 광주지역 외국인주민은 전체 주민등록인구 147만2천910명 중 1.66%인 2만4천46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만2천291명 보다 2천175명(9.8%) 늘어난 수치다.

외국인 주민 가운데 한국 국적을 갖지 않은 사람은 1만7천297명(70.7%), 한국 국적은 2천172명(8.9%), 외국인 주민 자녀는 4천997명(20.4%)이다.

한국 국적을 갖지 않은 사람 중 외국인 근로자는 6천737명(27.5%)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유학생 3천202명(13.1%), 결혼이민자 3천164명(12.9%), 외국 국적 동포 1천740명(7.1%), 기업 투자자 등 기타 2천454명(10.0%) 순이었다.

1년 새 지역 내 외국인 근로자는 지난해보다 6.2%(392명) 늘었고 유학생 역시 4.5%(138명) 증가했다. 결혼이민자도 2.4%(75명) 늘었고 외국 국적 동포는 무려 23.5%(331명)나 폭증했다.

이처럼 광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늘고 있지만 이들이 체감하는 주거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민인철 광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이 광주에 3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8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광주 거주 외국인과 다문화에 대한 지역사회 인식과 태도연구’에 따르면, 광주 거주 외국인들은 주거환경에 대한 만족도(56%)는 높은 반면, 경제환경(39.5%), 의사소통(37.9%) 정도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집계됐다.

광주 거주시 외국인으로서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점은 취업 관련 등 경제적 활동(33.8%)을 꼽았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 이용(은행·병원·시청 등·26.5%), 의식주 문제(식생활 등·14.%)가 뒤를 이었다.

체류 자격별로 구분하면, 결혼이민자는 경제적 활동(40.6%)에 있어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난 반면, 외국인근로자와 유학생은 공공기관 이용(각각 31.4%·37.0%)에 가장 큰 애로사항을 호소했다.

외국인들이 불편함없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광주시에서 우선 지원해야 할 사항으로는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하거나, 외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통역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견이 33.0%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외국인이 자주 이용하는 기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30.0%), ‘외국인이 이용 가능한 안내시스템을 구축한다’(19.0%) 순으로 조사됐다.

외국인들은 직장이나 학교에서 차별대우를 가장 많이 받았으며(23.3%), 음식점·상점(22.2%), 거리나 동네(16.2%)에서도 피부색이 다르단 이유로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외국인근로자들은 직장 내 개선돼야 할 근무조건으로 임금 및 수당, 욕설이나 폭행 등 인권침해, 작업량·근로시간 조절, 문화프로그램 제공 순으로 꼽았다.

결혼이민자들에게 실질적으로 가장 필요한 정책은 한국어교육, 취업교육, 자녀 양육 및 자녀 교육 지원, 한국사회 적응교육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광주시에서 유학생을 위해 우선 지원해야 할 정책으로 장학금 및 연구비 지원 등 재정지원을 선택했다. 다음으로 한국어 습득 및 문화이해 교육, 유학생 건강 및 사회복지 순으로 집계됐다.

다문화에 대한 내국인들의 인식 개선도 절실하다.

광주시민 313명 대상 면접조사 결과, 시민들은 우리 사회가 이주 외국인, 혹은 외국문화에 대해 배타적(45.7%)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이 높았다. 다문화사회 인식 및 태도에 있어 이주자들의 경제 발전 기여 정도, 사회적 문화다양성과 개방성 증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구 유입, 결혼이주여성의 도시와 농촌간 인구 불균형 해소 기여 면에서는 다소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일자리가 줄어듦, 이주자의 증가로 사회 갈등 증가, 국가 재정 부담 증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쏟아냈다.

위와 같은 통계로 볼 때 이주외국인과 지역민들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넓혀 다문화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수용성을 제고시킬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주외국인 대상 지원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원스톱 서비스 기능을 할 수 있는 ‘외국인통합지원센터’ 설치가 절실하다.

이의 성공적 운영 모델은 국내 유일의 외국인통합지원센터인 ‘서울글로벌센터’를 꼽을 수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글로벌센터는 서울시 글로벌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08년 설립됐다.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아무런 불편 없이 마음껏 즐기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수행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거주자들의 편의를 위해 서울시 전역에 걸쳐 글로벌 빌리지 센터와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운영, 서울글로벌센터의 통합서비스를 폭넓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자국에서와 같이 원활한 비즈니스 활동과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며 여유로운 문화생활까지 즐기게 해준다. 법률, 금융, 교육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특화된 서비스도 제공한다.

광주는 각 다문화센터 외에 국제교류센터에서 외국인 관련 사업들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 거주 외국인들을 위한 생활안내 책자와 소식지 발간은 물론 각종 교육, 문화 체험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시의 지원과 회원들의 회비, 활동가들의 재능기부에 기대기엔 역부족이다.

/정다운 기자 swis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