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부터 ‘삐끗’…지역 소통 부재속 겉도는 흥행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
| 2014년 10월 19일(일) 18: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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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평가 호불호 갈려
전시 평가에 대해선 호불호(好不好)가 극명하게 갈린다. 또 작품 접근 금지 등의 차단횟수도 잦아 관람맥락이 심하게 끊긴다는 지적도 있다.
프랑스 대표 일간지 르몽드(9월13일 자)는 “사회의 가치와 역사를 잘 반영한 국제 미술행사”라고 평했고 뉴욕타임즈(9월17일 자)는 “2014광주비엔날레가 세계 비엔날레 현장에서 꼭 들려야할 중요한 정착지가 됐다”고 호평했다. 그런가하면 최근 본전시장을 찾은 회화복원연구가 조자현씨는 “광주비엔날레 전시 사상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전시였다”며 “주제에 맞는 작품 배열과 구성이 뛰어났다”고 평했다.
반면 1990년대 중반 유행한 전시의 재구성이라며 정체성을 잃고 퇴행 중이라는 우려도 많다.
실제로 평론가 임근준씨는 “1990년대 중반부터 유행했던 제3세계, 성소수자, 탈식민주의 등의 미술을 재탕한 것 같은 모습”이라며 퇴행을 지적했다. 또 본전시장을 둘러본 사진작가 최모씨는 “전시가 너무 주제 지향적이고 어둡다”며 “터전을 불태운 뒤 희망이나 상생의 메시지도 전달돼야 하는데, 불만 태우고 만 느낌”이라고 전했다. 미취학자녀를 동반해 관람한 주부 민아영씨는 “아이에게 예술교육이 될까 싶어 데리고 왔다가 전시가 너무 직설적이어서 후회했다”며 “아이나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선 정말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이 병행돼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접근금지가 잦아 이마저도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시민참여 부대행사 차별성 NO
개방된 전시장 바깥공간에 나들이 온 인파들이 전시장 관람으로 연계되는 경우도 드문 편이다. 나들이차 비엔날레 공원 일대를 찾은 가족인파를 유도할만한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이에 따라 시민참여 프로그램이나 소통·홍보에 관한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눈에 띄는 부대행사는 전시장 바깥마당에서 펼쳐지는 주말콘서트가 전부다. 하지만, 이는 여느 행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관객 유도에는 큰 영향력이 없다. 광주극장이나 양림동 등에 소소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관객을 전시장 안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응집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전시장 인근에 거주 중인 강상민씨는 “집 근처라 바람 쐬러 전시장 인근을 자주 산책하는 편”이라며 “예전엔 전시하는 기간에 아이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들이 전시장 바깥에서도 이뤄지는 걸 많이 목격했는데, 올해는 유독 그런 풍경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혁신 의지 현실화될까?
전시 평가나 행사 내실을 비롯해 지역미술과의 괴리·정체성 부재 논란 등 여러 가지로 퇴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탓에, 광주비엔날레재단은 ‘혁신’을 내세워 재단 개혁에 돌입했다.
앞서 재단은 조직 안팎의 개혁을 위해 15명 위원으로 구성된 ‘비엔날레 혁신위원회’를 꾸렸고 지난 16일 1차 회의를 가졌다. 이후 오는 29일 2차 회의를 거쳐 11월6일 시민공청회도 병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행보가 비엔날레의 진정한 혁신으로 이어질지의 여부다. ‘세월오월’ 논란이 촉발제가 되긴 했지만, 이번에야 제대로 재단과 행사가 혁신되길 기대하는 시선이 있는가하면, ‘이러다 또 말겠지’하는 체념적 우려도 동반되고 있다.
광주의 한 미술계 인사는 “이번 ‘세월오월’보다 더 큰 파장이 일었던 과거 ‘신정아 사건’ 때도 광주비엔날레는 혁신을 외쳤지만, 지금까지 별로 달라진 건 없지 않냐”며 “이번에도 몇 달 움직임을 보이다 ‘그 나물에 그 밥’으로 주저앉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동채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광주비엔날레가 세계화에만 주력하다보니 지역이나 지역민과의 소통에서 소홀했던 것은 맞다. 혁신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는 이 시점에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는 것도 안다”며 “이 같은 우려와 기대를 모두 보듬고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제대로 된 혁신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지켜봐달라”고 주문했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