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학교 재난위험시설 전국 최다라니…

2014년 10월 19일(일) 19:15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재난위험시설이 산재하고 있지만, 예산을 이유로 방치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한다.

기둥 균열로 재난위험시설 판정을 받고 석 달째 주민들이 대피 중인 광주 북구 모 맨션을 보더라도 그 불안감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성수대교 붕괴 참사 20주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설물의 유지관리가 제대로 안돼 위험을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기홍(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내놓은 전국 재난위험시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남의 학교시설이 26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경악케 하고 있다.

학교가 20곳으로 초등학교 7곳, 중학교 6곳, 고등학교 7곳인데, 대부분 공립임에도 전남도교육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다수 40년 이상으로, 일부 50년된 노후 건물이지만 현재 17개 건물을 사용 중이며 이 중 8곳은 D등급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은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간 지원받은 예산은 760억원으로, 위험시설이 전남의 절반에 불과한 부산시교육청 1천350억원의 절반에 그쳤다는 것이다.

1994년 10월21일, 47명의 사상자를 낸 성수대교 붕괴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때문에 안전진단과 유지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기구를 도입하기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다양한 시설물 사고가 있다는 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는 전국의 도로·교량·터널·건축물 등 재난위험시설이 무려 2천여개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안전을 무시한 사고는 예고가 없다. 노후화에 대한 대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나가야 할 때다.

전남도교육청은 당장에 학교시설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하고, 교육부는 예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마땅하다. 안전성에 위험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서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한다면 ‘살인’이나 다름없는 범죄행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