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씻을 수 없는 상처 치유하는 요람될 것” ●개소 2주년 맞은 광주트라우마센터 (하)강용주 센터장에게 듣는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
| 2014년 10월 19일(일)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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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0년 5월18일 광주 도심. 청운의 꿈을 안고 활기찬 일상을 보내던 10대 한 청소년은 군사정권이 보낸 군인의 군화발에 짓밟히고 총칼에 무자비하게 숨져가는 선량한 시민들을 사방곳곳에서 목격하면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다. 34년이 지난 지금, 이 청소년은 어느새 50대가 훌쩍 넘어 인생의 중반기를 보내고 있다. 그는 이제 격동의 80년사에서 한바탕 쓰나미를 휩쓸고 간 5·18민주화운동의 피해자를 치유하기 위한 광주트라우마센터 초대 센터장이 됐다. 바로 강용주 센터장이다. 지난 2년간 이 센터를 이끌면서 느꼈던 점 등에 대해서 들어봤다.
▲광주트라우마센터가 문을 연지 2년이 됐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운영하신 소회는?
-먼저 광주트라우마센터를 설립하게 된 것은 광주시민들의 지지와 5·18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의 깊은 관심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분들께 정말 감사드리며 센터 직원들의 노고에도 찬사를 보내고 싶다. 특히 지난 2년간 트라우마센터 프로그램 수강생들이 각종 치유 프로그램을 받은 뒤 ‘일상성’을 회복한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어떤 분은 택시기사로서, 또다른 분은 번듯한 직업을 가지면서 그동안 세상과 단절된 채 숨어왔던 생활을 청산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자부한다.
▲이번 세월호 참사로 트라우마라는 단어가 시민들에게도 상당히 익숙해졌는데,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등 국가폭력피해자의 트라우마 실태는?
-트라우마는 원래 일상적인 경험에서 나올 수 없는 심각한 충격을 말할 때 쓰이는 단어이며 짧은 시간내에 치유하기도 힘들다. 예를 들면 미국 9·11테러, 뉴올리언스 참사 등은 전 국민을 좌절과 분노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한 재앙이 좁은 의미의 트라우마로 표현될 수 있다.
특히 5·18에 관한 트라우마는 국가로부터 폭력을 당했기 때문에 기억속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국가가 가해자라는 입장에서 5·18은 다른 트라우마의 성격이 다르다.
5·18민주화운동 부상·구속자 유족은 55.8%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인다. 또 5·18민주화운동 관련 사망자는 381명 중 39명(10.4%)이 자살해 한국 평균 자살률(0.02%)의 500배에 달한다.
▲이런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대해 어떤 치유재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지?
-5·18국가폭력피해자들의 특징은 내재된 울분을 토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광주트라우마센터의 치유재활 프로그램 주 모토를 ‘공감’으로 설정했다. 이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가족들을 초청, 모두 모여있는 공간에서 고통당했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가족의 공감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했다. 먼저 정신적 치유프로그램은 개인·가족·집단상담 및 꿈작업 상담 등 상담치유프로그램을 비롯해 원예·미술·몸동작·음악치유프로그램이 있다.
물리적 치유프로그램은 연세가 드신 피해자들이 많은 관계로 정형도수 물리치료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집단운동 프로그램도 병행해 운영하고 있다.
▲진도 세월호 참사 이후 트라우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사고 상황 을 지켜보시면서 느낀 점과 어떤 치유가 필요하는지?
-세월호 참사는 정부의 부작위에 의한 살인 사건으로 규정할 수 있다. 전 국민이 정부의 무능한 안전관리시스템을 생중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국가에 대한 불신만 더 커졌다. 즉, 모든 국민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이다. 국가에 대한 트라우마는 치유하는 과정이 길고 치유하기도 싶지 않다. 정부가 신뢰를 쌓고 국민들에게 공감줄 수 있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이 국민들이 다가올 것이라고 믿는다.
▲끝으로 광주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광주는 민주화성지로서 행동하는 양심을 발휘한 역사적인 지역이다. 어두운 역사의 과거를 청산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분들이 치유받을 수 있도록 광주트라우마센터가 치유의 요람이 되도록 직원들 및 광주시민들과 함께 노력하겠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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