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보다 못한 광주비엔날레

2014년 10월 20일(월) 20:21

올해 성년 20주년이 된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높다.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 전시 유보 논란으로 후진적 검열의 폐단과 행정·기획력의 총체적 부실을 고스란히 드러낸 데다 개막 후 관객도 그동안 개최해온 행사 중 최저다.

본보에 따르면 15일 기준 41일간 광주비엔날레를 다녀간 총 관람객 수는 10만5천748명으로, 이 가운데 무료를 제외한 유료 관객은 9만2천560명이라고 한다. 같은 기간동안 2012년 행사 관객은 11만3천707명(유료 9만9천526명), 2010년엔 16만4천479명(유료 14만9천161명)으로 집계돼 유료를 비롯한 총 관객 수는 갈수록 급감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20주년을 맞은 올해를 재도약 기회로 삼겠다며 25만명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행사 중반을 넘어 폐막을 향해가고 있는 마당에 목표 절반도 달성을 못한 것이다. 관람객 급감은 과거 공무원 조직과 기업 등에 행해졌던 입장권 강매·할당 감소가 주요인이라고 한다. 강매를 덜하니까 관람객이 급감했다면 그동안 자율적인 관객이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이 시점에서 광주비엔날레는 국제 행사에 걸맞는 성년답고 어른스러운 이벤트를 하고 있는가 돌아봐야 한다.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인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뽐내고 관람객은 편견 없이 여러 매뉴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축제가 되고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이제 20회 광주비엔날레도 3주 정도 남았다. 남은 기간 동안 학생들의 단체 관람을 유도한다 해도 목표를 성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행정이 예술에 과도하게 개입한 결과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김대중 정부 이래 원칙이 된 예술정책의 기본을 흔들어 좌초 위기에 있는 광주비엔날레는 이번 전시를 잘 마무리하고 획기적인 개혁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5·18 정신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광주를 기반으로 국제행사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역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