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하철 환풍구는 안전한가

2014년 10월 21일(화) 19:34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를 계기로 돌아본 결과 광주 도심 환풍구 역시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하철이 지나는 광주 서구 양동시장 주변, 동구 금남로 등지하철이 지나는 지하철 노선 출·입구 계단 주변 곳곳에 대형 환풍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시설의 종류나 위험성을 알리는 설명 및 경고 문구 등은 찾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안전장치 또한 사실상 전무하다.

곳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높이는 채 1m를 넘지 않고 있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구조다. 시설의 상부는 비교적 견고해 보이는 은색 철제 구조물로 덮여 있었다. 구조물 사이사이로는 10m 깊이의 콘크리트 바닥이 내비쳤다. 하지만 은색 철제 구조물을 지탱하는 별도의 지지대는 보이지 않았다. 상부에 올라 뛸 경우 구조물 간 이격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성인 남성 두 명의 힘 만으로도 들춰 볼 수 있는 상태다.

금남로의 경우 매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행사가, 10월에는 충장축제가 펼쳐지는 등 대표적 다중 밀집지역이고 행사때마다 시민들이 이 환풍구에 올라가 공연을 관람하곤 했다. 다행히 사고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판교 사고 이전에 어느 누구도 위험을 경고하지 않았다.

올해는 세월호 사고부터 고양터미널 화재, 신당역 지하철 추돌사고를 거쳐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까지 반년 사이에 대형 참사가 잇따랐다. 사고가 일어나면 ‘안전불감증’을 탓하고, 안전시스템을 늘리고 안전의식을 높이자고 목청을 높였지만 정부나 지자체 모두 달라진 것이 없었다.

안전관리는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비용을 투입해야 하고, 시민들에게 안전 교육을 시켜야 한다. 광주시는 도심 속 ‘시한폭탄’ 환풍구’ 안전 관리를 서둘러야 한다. 환풍구 덮개 주변에 시민의 접근을 막는 안전시설과 위험 표시를 해야 한다. 다중시설을 설계·시공하고 관리하는 담당자는 물론이고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안전 의식과 그 실천에 철두철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