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부위도 모르다니 한심한 원전관리” 영광 한빛원전 안전 도마위…지역주민 불안 증폭 “고장 은폐 급급 죽음의 화약고 타지로 이전했으면 영광=김동규 기자

2014년 10월 21일(화) 19:58

정지된 한빛 3호기 영광 한빛원전이 균열이 발생한 세관이 아닌 다른 세관을 고장 지점으로 잘못 판단해 증기발생기 밸브를 차단,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사진은 증기발생기 2대 가운데 1대의 세관에서 균열이 발생, 점검·보수를 위해 가동이 정지된 한빛 3호기. /광주매일신문DB

“한빛원전은 잦은 고장 사실을 은폐하는 것도 모자라 고장 부위도 몰랐다는 사실에 영광군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오명의 극치를 날리고 있는 ‘죽음의 화약고’ 원전이 정말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야지 발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남 서부지역 최대 화약고인 영광 한빛원전의 안전성이 또다시 도마위에 오른 가운데 원전 측이 고장 부위를 몰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민들의 불안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21일 한빛원전에 따르면 지난 17일 새벽 2시9분께 한빛 3호기 증기발생기 세관에서 균열이 발견되면서 발전이 멈췄다.

이는 전날 오후 1시30분께 방사성 감지기에서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서 이날 밤 11시께 발전 정지를 위한 발전 출력을 낮추는 감발 후 실시한 원전측의 조치다.

문제는 한빛원전이 이상 징후 발생 후 10시간 동안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숨겨왔다는사실이다. 이것도 모자라 정확한 고장부위를 몰라 처음에는 증기발생기 1번에서 노출됐다고 발표했다가 정지 후 점검해보니 2번이 노출됐다고 정정 발표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더욱이 원전 측은 복수기에서 검출된 방사능 수치가 평소의 130배에 달한다는 사실도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 균열의 정도가 심각해지면 대량의 방사능이 누출될 수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영광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41)씨는 “한빛원전 때문에 하루라도 발뻗고 자 본 적이 없다. 어디 불안해서 살겠냐”면서 “고장 사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한 원전측은 수많은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곡예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광지역 원전민간감시센터 한 관계자는 “한빛원전 고장이 하루 이틀 일어난 사태도 아니고 참 착잡하다. 사고 균열 부위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어이없는 일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즉각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광=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