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대통령 공약 동서화합 상징 ‘한려대교’ 청와대·정부 추진 의지 보여라 교량·해저터널 건설방식 모두 경제성 확보 실패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
| 2014년 10월 21일(화) 20:06 |
특히 일부 대형 건설업체가 민자 해저터널 건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비싼 통행료 등으로 영·호남 지역민의 경제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어 한려대교가 동서화합의 상징이자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국가사업으로 해상교량 건설을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21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전남 발전 7대 공약 중 하나로 ‘전남-경남간 한려대교 건설 적극 검토’를 포함시켰다.
국도 77호선 구간인 한려대교는 여수시 상암동과 경남 남해군 남해읍 차산리를 잇는 동서교류 연륙교다. 당초 계획 상 해상교량 4.4㎞를 포함, 총연장 15.4㎞(4차로)로 총사업비는 1조1천770억원 규모였다. 한려대교가 건설되면 현재 여수에서 남해까지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이동 시간이 5-10분으로 단축된다.
2002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B/C(비용편익비)는 0.84로 사업추진 기준 1.0에 육박했지만 2006년 KDI의 재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B/C 0.2로 급락, 사업 추진에 발목이 잡혔다.
이후 한려대교는 2008년 남해안권 발전 종합계획에 포함된 뒤 2011년부터 2년간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진행됐다. 기본계획 용역 결과, B/C는 해상교량(사업비 1조6천931억원) 0.14로 2006년보다 더 나빠졌다. 대안으로 제시된 해저터널(사업비 5천40억원)도 B/C 0.4에 그쳤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올해 초 상대적으로 사업비가 적게 들고 B/C가 높은 해저터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정부가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박 대통령 임기내 사업 착수가 힘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건설업체 2-3곳이 여수와 남해를 잇는 해저터널을 민자로 건설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지난 18일 순천에서 열린 의정보고회에서 “여수에서 남해를 잇는 한려대교를 지하터널 2차로로 건립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포스코 측에서 1천억원 정도를 부담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 외에도 2개 건설업체가 민자 해저터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민자 방식으로 해저터널이 추진될 경우 국도 구간임에도 영·호남 지역민들은 값비싼 통행료를 낼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민자로 건설된 부산의 거가대교(해저터널 포함)도 비싼 통행료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해저터널은 동서화합의 상징으로 랜드 마크 및 관광 거점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청와대가 공약 이행 의지를 확고히 하지 않는 한 한려대교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향후 정부의 한려대교 추진 방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한려대교는 영·호남을 잇는 동서화합의 상징적 효과를 거둘 수 있고 남해안권 관광산업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며 “향후 국가사업으로 추진한다면 해저터널보다는 해상교량으로 건설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