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재·인체공학적 디자인’ 의자업계 선도 광주 매일신문 지역경제활성화 프로젝트 광주·전남 ‘스타브랜드’ 를 키우자 <14>‘애니체’(Anyche) ‘심미·쾌적·기술’ 모토…오래 앉아도 편하게 설계 중국·미국 등서 호평 국내·외시장서 ‘승승장구’ 최근 출시 ‘모션’ 15개 관절 적용 의자 설계 주목 정다운 기자 swiss@kjdaily.com

2014년 10월 22일(수) 19:20

그동안 가구 업계는 수도권 위주로 성장해왔다. 특히 경기도는 ‘가구’를 특화산업으로 내세워 막대한 지원을 퍼붓고 있다. 반면 광주·전남은 서울이나 경기에서 생산된 제품을 뒤따라 만드는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광주의 한 의자 전문 제조업체가 “가구 시장의 판을 바꿔보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니체’(Anyche·대표 김창용) 이야기다. 애니체는 이제 의자 브랜드의 선두에 서서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 수년간 국내 의자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지역유망 중소기업이다.

◇1999년 창업, 사무용 시스템 의자 생산

‘애니체’는 탁월한 품질과 디자인으로 제품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국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애니체’에는 언제(anywhen), 어디서나(anywhere), 누구나(anyone) 편하게 쓸 수 있는 의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1999년 11월에 유진CTS를 설립한 김창용 대표는 은행 창구 직원들이 의자에 방석을 대고 불편한 자세로 앉아 업무를 보는 모습을 보고 ‘오래 앉아있어도 편한 의자’를 만들게 됐다.

사무 업무 시간이 늘며, 자연스럽게 사무 공간의 ‘거주성’에 관심이 커지자 회사원들이 사무실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제품이 바로 ‘의자’라는 점에 착안했다. 그래서 사무용 시스템 의자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애니체 제품은 심미성, 쾌적성, 기술성을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의 시각적인 흥미를 자극하고, 사용자에게 쾌적함을 제공하며, 더불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건강한 환경을 형성토록 했다. 또한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사용자들의 피로를 덜어 업무의 능률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사무용, 회의용, 가정용 등 300여가지의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인체 경추·요추 관절 적용한 의자 호평

애니체가 최근 출시한 제품 ‘모션’은 사용자가 허리를 젖히면 등받이가 체형에 맞게 ‘S’자로 따라 움직인다.

최근 출시한 제품은 ‘모션’ 이다. 회사가 2년 반 가량 공을 들여 만든 애니체의 핵심 카드다. 김 대표는 경추부분과 요추부분을 형상화한 15개 관절을 의자에 적용해 설계했다. 이 제품이 나오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 신제품에만 특허 2건, 디자인등록 2건이 돼 있다. 전 제품을 놓고 보면 특허는 10건도 넘는다.

‘모션’은 등받이에 텐션(장력·張力)을 줘서 사용자가 허리를 젖히면 허리-등까지 등받이가 체형에 맞게 ‘S’자로 따라 움직인다. 기존 의자 제조업체들은 망사소재로 텐션을 줬지만, 애니체는 자체 기술력으로 의자에서는 쓰이지 않던 소재를 개발했다.

특히 애니체는 이 제품을 가정이나 일반 회사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등 대중성을 높였다.

앞서 애니체는 지난 2012년 7월, 광주·전남지방중기청으로부터 ‘허리지지용이 부착된 사무용 회전의자’로 기술개발성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성능인증서를 받았다. 이 의자는 조달청의 우수조달물품으로도 지정된 제품이다. 인체의 움직임을 파악해 항상 허리 부분이 뜨지 않고 등받이가 허리를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돼 허리를 빈틈없이 받쳐줘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또한 좌판과 등판, 등 프레임이 동시에 움직이는 싱크론 기능과 등판충격방지시스템을 탑재하고 있고 본드로 접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특히 리미티드 3단 틸팅기능(등판·좌판 등의 각도조절)은 사용자가 설정한 각도까지만 등판이 젖혀지고 원하는 각도에서 허리를 지지할 수 있으며 의자가 뒤로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성공 키워드는 기술개발·품질

애니체가 타 유명 브랜드들을 제치고 ‘의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성공 키워드는 ‘기술 개발’과 ‘품질’로 압축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자체금형을 보유하지 않은 업체는 부품을 받아 단순히 조립하는 데 그친다고 판단했다. 기존 업체들이 만들어낸 제품이 천편일률인 이유였다. 여기에 업체들이 같은 제품으론 ‘가격’을 내세워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제살 깎아먹기, 출혈적 경쟁을 하곤 했다.

애니체는 금형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창업 이후 올해까지 20억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 디자인연구소 외에 생산부 내에 금형설계, 사출성형, 생산팀을 별도로 뒀다. 매출액의 5%를 개발비로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또 다른 키워드는 품질이다.

사무용 의자는 업무시 사용 시간이 길다. 의자에 인체의 하중이 지속적으로 가해지기 때문에 고장이 잦다. 그래서 내구성이 중요하다. 애니체는 A/S는 손해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좋은 소재와 부품을 사용하고, 1번 거칠 공정도 두 번 반복했다. 만들 때부터 A/S가 발생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애니체의 품질은 국내·외에서 인정하고 있다.

미국가구생산자협회 품질테스트인 BIFMA(비프마) 인증을 두 번이나 받았다. 102㎏의 힘으로 의자 등받이에 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1만2천회 반복했는데도 의자는 전혀 변형되지 않았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기준에도 통과했다. KS기준으로 사용상 지장이 있는 파손, 변형, 헐거움, 어긋남 등이 발생하는 지 5만회에 걸쳐 시험했는데 역시나 제품에 전혀 이상이 없었다.

이 외에도 애니체는 제품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자체 테스트 장비와 공간을 구축해 시제품을 검증하고 있다.

조달우수제품, 성능인증, 환경표지, KS, ISO9001, ISO1004, 녹색우수그린비즈, 수출유망기업, 벤처, 이노비즈 등 각종 인증을 획득했다.

◇국내외 시장서 승승장구

애니체는 아프리카, 중국, 동남아 시장에 제품을 수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중국 상하이 올 베스트(All best) 판매점과 계약을 맺고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를 통한 실적도 괄목할만하다. 지난해에는 2012년에 비해 해외에서 거둬들인 돈이 3배 가량 폭증했다. 이 기간 내수 시장 매출은 30% 가량 늘었다.

해외 가구 박람회에도 적극 뛰어들어 ‘메이드 인 코리아’, ‘메이드 인 광주’를 적극 알리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매해 중국 광저우 국제 가구 박람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는 두바이 가구 박람회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반응은 말할 것도 없다. 현재 광주시청, 전남도청은 물론이고 조달청 국가기관, 국가지원기관 등에서 애니체의 사무용 의자를 사용하고 있다.

애니체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매 해 1-2개의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며 적극 노력하고 있다.



“좋은 디자인·적정한 가격·품질 자부
김창용 애니체 대표

“광주·전남 지역은 가구 불모지나 다름없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은 대부분 수도권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좁았어요. 그 틀을 깨기 위해 과감히 의자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김창용 대표는 IMF가 터지자 아시아자동차를 희망퇴직, 1999년 의자전문제조업체인 유진CTS를 창업했다.

현재 가구 중 고급시장은 유럽 쪽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저가 제품은 중국 시장에 밀리고 있다. 김 대표는 이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하는가 고민했다.

유럽산 의자는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중국산 의자는 가격대는 낮지만 조악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는 ‘기술력 있는 특화된 제품’이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누구나 제품을 싸게 만들 수는 있다”면서 “가격이 나가더라도 품질을 최우선에 두고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인들은 사무실에 앉아서 하는 업무가 많아 허리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좋은 의자가 필요한 이유죠. 요즘은 책상보다 의자가 더 비쌉니다. 의자는 내 몸과 함께 생활해요. 좋지 않은 의자에 오래 앉아있으면 불편하고, 아픕니다.”

애니체의 사무용 시스템 의자는 업무시에도 사용자가 가장 편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불편한 의자에 오래 앉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척추측만증, 근육통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

애니체도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비켜갈 순 없었다. 국내 사무용 의자 시장은 이미 포화된 상태였지만, 업체들은 한정된 시장을 나눠먹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특히 올해는 내수시장의 침체 정도가 유독 심했다.

“좋은 디자인, 적정한 가격, 품질. 이 세 가지만 만족시킨다면 앞으로의 시장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충분히 개척해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애니체 역시 막 회사가 설립됐을 때엔 다른 업체들과 ‘가격’으로 경쟁해야했다. 이제는 ‘품질’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는 “남들이 물건을 100원에 팔 때, 나는 110원에 팔되 품질은 최고로 올린 제품을 내놓겠다는 뚝심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올해에는 제품 홍보와 회사 이미지 알리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역에 있다보니, 홍보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올해에는 중점적으로 회사 이미지 등을 적극 알릴 예정이다.

판매에도 열을 올릴 계획이다. 현재 전국에 애니체 거래소가 200여개 되는데, 대리점을 개설해 직접적으로 소비자들과 만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수한 정부조달 물자를 공급한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앞서가는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 최상의 제품을 공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소비자들이 ‘허리에 좋은 의자’ 하면 ‘애니체’를 떠올릴 수 있게끔 전국 1위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정다운 기자 swis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