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참여 ‘풀뿌리 문화’로 문화도시 꽃 피워야 광주매일신문·광주발전연구원·전남발전연구원 공동기획 광주·전남 국제도시 서두르자 제3부 광주에 문화를 입히자 <1>시민 스스로 문화 향유를 문화예술단체 지원 공급자 위주 지원정책에 치중 지역성 고려한 기획형 문화사업 지원 강화 바람직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10월 23일(목) 20:15

광주가 진정한 문화도시로 거듭나기위해서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활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광주매일신문DB

광주를 흔히 ‘문화도시’라 부른다. 단군 이래 최대 문화사업으로 꼽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이 1년을 앞두고 있고 광주비엔날레, 문화의 달 등 굵직굵직한 문화행사들이 줄을 잇는다. 민선 6기 들어 문화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광주를 진정한 ‘문화도시’라고 할 수 있는가. 대부분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광주를 문화도시라고 하기에는 한두 가지 부족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상당수 문화 전문가들은 광주시가 막연하게 ‘문화도시 광주’를 표방하는 것보다 문화가 자연스럽게 시민의 생활 속으로 스며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게 바로 ‘문화가 함께하는 삶’이라는 것이다.

‘풀뿌리 문화’라는 말이 있다. 문화를 누구나 향유할 수 있고 생활 곳곳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들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가 무엇인지부터 우리 스스로 다시 생각해 접근하고 수요자인 동시에 공급자가 돼야 문화 융성을 이룰 수 있다.

그동안 전반적인 문화정책은 ‘시민공동체형’보다는 ‘도시경영형’에 기울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삶의 질보다는 경제 활성화에 우선순위가 주어져 왔기 때문이다. 문화산업의 경제적 인프라 조성이라든지 대형문화시설 건립을 통한 도시 이미지 부각에 지나치게 무게가 쏠렸다는 말이다.

광주지역 문화예술단체 지원도 공급자 위주의 지원정책에 치중돼 있다. 때문에 단체 활동 활성화 및 단체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여건 조성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창작 지원 위주의 공모사업에서 벗어나 예술시장을 육성하고 예술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예술소비자를 만드는 사업 등 지원방식과 대상에서 지역성을 고려한 기획형 사업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998년 ‘문예진흥기금사업 운영개선 보고’에 의거 한국예술위가 직접 추진해오던 소규모 지역성 사업을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구)지역문예진흥기금사업)’으로 서울시를 제외하고 시·도 문화예술진흥위원회 및 재단으로 이관했다. 2009-2010년에 지역협력형사업이 확대 추진됐다. 그간의 소액다건, 획일적, 선례 답습적 지원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 중앙의 문화예술 정책 기조를 지역에서도 반영, 문화예술지원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2013 광주지역 문화예술지원사업을 보면 문화예술 육성지원 등 지역협력형사업,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공연장 활성화,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 시 도기획지원, 레지던스프로그램지원, 우리가락 우리마당지원 등을 다채롭게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사업들은 지역 주민 관점에서 전문예술단체의 우수 작품을 간접적으로 ‘보는’ 지원에서 더 나아가 주민이 직접 체험 참여할 수 있는 ‘하는’ 지원확대를 통해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하는 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개선돼야 할 부분도 많다.

지난해 광주발전연구원 민인철 박사가 발표한 ‘광주지역문화단체 수요조사’에 따르면 광주 문화예술단체 회원들의 연령대는 40대(60.5%), 50대(46.3%)가 가장 높고 20대(7.9%) 비율이 아주 낮았다. 때문에 젊은 연령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르 혹은 융복합 장르 지원을 통해 20대들이 문화예술단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화예술단체 운영에 있어서도 예산을 제외한 애로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해 활동 공간 부족(51.1%)이 가장 높았다. 단체 및 사업 홍보 부족(35.3%), 지역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부족(22.1%), 관객확보(25.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중소규모 공연장 확충을 통해 단체들이 공연, 전시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공공기관의 시설을 문화예술단체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민 박사는 “무엇보다 광주가 문화중심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생활문화예술은 ‘함께 하는 삶의 예술’을 위한 중요한 요소임과 동시에 시민의 예술 참여는 여가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창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동적 문화예술 향유자에서 문화예술 콘텐츠 창작자인 프로슈머로 성장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생활문화예술 활동 모임이다”며 “지역민들이 삶의 공간 및 생활 속에서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자생적 생활 속 문화예술 모임 활동에 대한 지원 확대를 통해 문화예술의 저변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광주가 진정한 ‘문화도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자생적인 풀뿌리 문화단체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시민들의 관심이 꼭 필요하다. 프로 예술인들이 지역 문화계의 ‘큰 그림’을 그린다면, 풀뿌리 자생단체와 시민들의 움직임은 그런 그림을 완성시키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문화를 매개로 하는 소통이야말로 ‘문화와 함께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