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시민소통위원회 ‘옥상옥’ 우려 제기 市 “전문가 참여로 지역발전”…설치 조례 통과 정책결정 개입 행정 이원화, 의회와 갈등 가능성 나주=김영수 기자

2014년 10월 26일(일) 19:55

나주시민소통위원회가 출범하게 되면서 ‘옥상옥(屋上屋)’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민소통위가 주요 정책결정에 개입할 여지가 커 집행부와 의회 간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26일 나주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제17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나주시가 제출한 시민소통위원회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시켰다.

시는 민선 6기 시장 공약사항으로 강인규 시장과 위원회 대표를 공동위원장으로 자치교육, 역사도시, 보건복지, 혁신경제, 농업농촌 등의 5개 분야 70여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시민소통위를 구성키로 결정했다.

더욱이 시민소통위의 권한을 막강하게 부여해 위원회가 정책제안 시 집행부는 정책에 반영해야 하며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거나 회의 참석 요구 시 이에 응해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

시는 갈등, 분열로 인한 비용 손실과 행정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지역공동체 발전을 위해 지역사회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민소통위가 필요하다고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시민이 선출한 의회가 존재하고 있고, 1천여명의 공직자가 행정을 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또 다른 옥상옥 기구가 설치됨으로써 우려 또한 커지는 분위기다.

시민의 대표 기구인 시의회를 통해 얼마든지 정책을 제안할 수 있고 소통은 시장이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으로 ‘허수아비 의회’ 및 ‘행정의 이원화’로 변질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 송모(50·금남동)씨는 “일반 위원회도 아닌 조례 제정까지 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제3의 기구를 둔다는 것은 결국 의회를 부정하고 특정인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일이나 마찬가지다”고 토로했다.

시의회 A의원은 “주민과의 소통은 시장이 스스로 하는 것이지 특정단체를 통해 듣는다는 것은 오히려 눈과 귀를 멀게 할 소지가 있다”면서 “특정인들에 대한 시정 관여와 또 다른 사조직을 만든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월에는 50여명으로 구성된 재정위기 극복 범대책위원회(위원장 문성기)가 출범해 나주시 일부 부서에서 행정력을 지원을 하고 있다./나주=김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