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된 수법의 보이스 피싱, 알아야 안 속는다

2014년 10월 27일(월) 19:59

2014년 7월까지 보이스 피싱 피해를 입은 건수가 3535건, 피해액은 46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하루 평균 16명씩, 1인당 평균 1200만원의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보통 중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보이스 피싱의 초창기에 티 나는 연변말투에 가족이나 관공서를 사칭에서 사기를 꾀했었던 것에 비해서, 지금은 현지에 유학중인 학생 등이 범죄에 이용되어 어눌한 연변 사투리의 어설픈 보이스 피싱은 더 이상 없다.

이처럼 보이스 피싱은 대책보다 더 빠르게 날로 진화해서 일반인들이 보이스 피싱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심지어 한국통신, 경찰서, 은행, 금감원까지 사칭하는데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초창기에는 국세청, 금융감독원, 법원 직원 등을 사칭해서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 같으니 현금인출기에서 내가 지시하는 대로 번호를 눌러 안전한 계좌로 옮겨라”는 식으로 돈을 빼가거나, 가족을 납치했다고 숙인 뒤 몸값을 요구하는 방식, 설문에 응한 답례로 돈을 입금시켜줄테니 계좌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방식, 국민참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하지 않아서 과태료를 내야한다는 다양한 방식이 있었다.

이후 최근 몇 개월 전까지 가장 많은 유형이었던 “대출을 해 줄 테니 그 보증금으로 얼마의 돈을 보내라”는 형식이 다시 근래에 들어서는 과거 다양한 유형들의 수법으로 바뀌어 속속 사건 접수되고 있다.

과거와 다른 점은, 피해자의 집으로 전화하여 “전화요금이 연체되어 있다. 요금연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말한 뒤 피해자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면 “보이스 피싱 등의 범죄에 노출된 것 같다. 가지고 있는 예금을 모두 안전한 계좌로 옮겨야 한다. 경찰청 직원을 바꿔주겠다”고 하여 속기 쉬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돈을 가져가는 수법이고, 다양한 예방교육으로 의심하는 노인들을 속여, “은행직원이나 경찰관들도 관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아무와도 접촉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치밀하게 피해자를 조정한다.

또한 대포통장의 모집에 있어서도 다양한 수법들이 발견되고 있는데, 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모집 인터넷 사이트나 휴대폰 어플을 통해 아르바이트를 시켜준다고 한 뒤, 급여를 받을 계좌와 카드 등을 퀵서비스로 보내라고 하여 보이스 피싱의 범죄에 이용하는 수법이 유행이다.

보이스 피싱 등의 금융사기는 피해금이 이체된 후 불과 3~4분 내에 피해금이 모두 인출되어, 범인이 검거된다고 하더라고 그 피해금을 찾기 어렵고, 실제 범행에 이용된 전화번호나 통장계좌가 모두 대포폰, 대포통장인 실정이어서 범인의 검거도 사실상 어렵다.

따라서 가장 좋은 피해회복의 길은 바로 예방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다양한 보이스 피싱의 수법을 숙지하여 범인들에게 속지 않는 것이 최선의 길이고, 보이스 피싱 범죄에 이용되는 대포통장 및 대포폰 양산이 근절 될 수 있도록 통장 모집하는 수법도 유념하는 것이 필요하다. 간 혹 대포통장으로 이용하도록 돈을 받고 통장을 팔고도 죄의식이 없는 사람들을 보곤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수 천 만원 보이스 피싱의 피해자가 내 어머니, 내 아버지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양회근·광주 남부경찰서 수사과 경제팀장 경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