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정의는 죽었다” 구형량 불만 유가족 격앙 ●세월호 승무원 결심 공판장 안팎 표정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
| 2014년 10월 27일(월)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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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린 27일 광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광주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박재억)는 오후 1시30분부터 프리젠테이션을 통한 의견진술을 한 후 15명의 피고인에 대한 구형을 했다. 강력부 검사들은 3시간에 걸친 의견진술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죄목을 개별적으로 조목조목 의견을 개진한 뒤, 전 국민의 관심사인 세월호 구형을 발표했다.
검찰은 세월호 침몰 사고의 현장 총책임자인 이준석 선장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1·2등 항해사 등 3명에게 무기징역, 조타수 및 기관사, 조기수, 3등 항해사 등 나머지 11명에게는 징역 15-30년의 구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일부 피고인들은 검찰의 구형에 덤덤한 표정을 짓기도 하는 반면, 또다른 일부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채 금방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의 구형을 현장에서 직접 들은 유가족들은 방청석에서 탄식과 인정할 수 없는 구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일제히 쏟아냈다. 이들은 생각보다 낮은 구형에 분노의 함성으로 법정을 떠들썩하게 했다.
한 중년의 여성은 방청석 의자에 일어서면서 이번 형량이 너무 낮지 않느냐며 기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또 법정 밖으로 나가서도 “대한민국의 정의는 죽었다”, “300여명이 넘는 사람을 죽이고도 저것 밖에 안 되는 구형을 하느냐” 등 분노를 삭히지 못했다.
희생자 단원고 2학년 8반 고우재 아버지 고영환(47)씨는 “다 죽여야지. 저런 X들이 사람들입니까”라며 “우리 아이들은 차가운 바다에 들어가 죽었는데 승객조치의무를 위반한 승무원들이 살아서야 되는 말이냐”고 화를 참지 못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언론도 중대한 책임이 있다며 인터뷰를 전면 거부하는 등 격앙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한변협 세월호 특별위원회 국중돈(56) 변호사는 유가족의 기대와 상반된 결과라고 발표했다.
국 변호사는 “검찰이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해 부작위에 의한 살인, 미필적 고의, 묵시적 공모 등을 내세워 이준석 선장만 사형을 구형했다”며 “유가족들의 현재 심리를 배려한다면 조금 구형이 약하지 않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결심공판이 있기 전 광주지방법원 앞은 비장한 마음으로 무장한 유가족들과 취재진들로 엄숙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세월호 참사 광주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1시 광주지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승무원에 대한 일벌백계로 시작돼야 한다”고 중형의 구형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들은 “아이들을 살려주려는 생각도 없이 탈출한 인간답지 못한 승무원들에게 최고형이 구형돼야 한다. 아이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승무원들은 침몰 중인 선박에 탄 승객들을 버리고 탈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에 대해서는 법정 최고형이 구형돼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 관련자에 대한 일벌백계야말로 우리 사회가 바뀔 수 있고 변화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고 출발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이어 “검찰의 세월호 수사 결과는 정부 대응의 책임을 전적으로 해경에 전가할 뿐이었다”며 “아이들이 죽어갈 때 청와대와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전혀 밝히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또 “유가족들과 국민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진상조사위원회에 보장된 특별법을 주장했다”며 “하지만 지금 특별법은 정치권에 의해 누더기가 됐다. 유가족들은 누더기가 된 특별법과 정치적 독립성 없는 특별검사에 의해 진상이 규명돼야 하는 끔찍한 현실 앞에서 괴로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