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롯데갤러리 새 둥지…관객·작가와 도약 광주은행과의 임대 만료로 10년 만에 백화점 11층 입성 내달 7일부터 재개관 ‘오마주 투 필름’ 주제로 기념전도 고근호·박태규·이이남·전현숙씨 등 유명작가 한자리에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4년 10월 28일(화) 19:08

박태규 作 ‘Memory’ 고근호 作 ‘헐리우드 스토리’

롯데백화점 광주점의 롯데갤러리는 지난 1998년 백화점 8층에 문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지역에 이렇다할 미술전시공간이 많지 않던 시절, 롯데갤러리는 지역 미술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며 화제를 낳았다.

이후 백화점 영업문제로 롯데갤러리는 문화센터와 함께 2004년 5월 옆 건물인 광주은행으로 이전돼 10여년 간 공간을 임대해 운영됐다. 롯데백화점은 광주은행을 오가는 문화 관람객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두 건물 사이에 통로까지 구축하는 등 접근성 확보에 주력하기도 했다. 아울러 롯데갤러리는 매년 지역 신진작가를 발굴해 전시회를 열어주며 문화시설이 열악한 동구지역의 유일한 대형화랑으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올 초 광주은행의 민영화 문제로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갤러리와 문화센터 공간 임대를 만료해야 했고, 몇 달 간의 공사를 거쳐 롯데갤러리와 문화센터는 10여년 만에 다시 백화점 속으로 입성하게 됐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 광주점 11층에 42평 규모로 새 둥지를 틀게 된 롯데갤러리가 오는 11월7일 재개관을 한다.

고영재 롯데갤러리 큐레이터는 “이번 재개관을 단순한 공간 이동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로 삼고 있다”며 “백화점 속으로 들어서며 다시 문을 열게 된 시점을 계기로 더더욱 관객과 소통하고 작가와 호흡하는 갤러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개관 기념 전시에는 ‘오마주 투 필름(Hommage to Film)’이라는 문패가 내걸린다. 11월 7-30일 진행되는 전시는 문패에서 엿볼 수 있듯, 오래된 옛 영화들의 가치 회상을 통해 지난 10여년 간의 갤러리 역사와 기억을 반추하는 장이기도 하다.

해서 가장 최근까지도 손그림으로 영화 상영 예고 간판을 걸었던 광주극장 측의 협력을 얻어 전시를 꾸렸다. 광주극장을 알리는 별도의 코너도 마련한다.

더불어 세계 각국에서 공수해온 지난 1960-1980년대 영화 오리지널 포스터들을 전시,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그런가하면 옛 영화들을 소재로 한 현대미술작품들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다. 고근호·박태규·배수민·이이남·양재영·전현숙·이동재·최잔씨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출품한다.

배트맨 등 영화 속 영웅들을 소재로 삼는 고근호 작가는 기존의 컬러풀한 조립 로봇 형태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태규 작가는 극장 간판화를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추억과 향수에 젖게 할 예정이다. 또 전현숙 작가는 슈퍼맨 등 영화 속 주인공의 의상을 입은 익살스러운 인물을 화폭에 옮겼다.

이와 함께 디지털 회화작업으로 국내외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는 1900년대 초를 시점으로 제임스 딘의 내뿜는 담배 연기에 당대의 여배우들의 모습이 등장하는 모니터 영상작품을 전시한다.

한편 롯데갤러리는 전시 기간 중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으로 ‘추억의 엽서 띄우기’를 진행하며, 주말 참여 관람객에 한해 추첨을 통해 롯데시네마, 광주극장 영화 관람권도 증정한다. 더불어 11월22일과 29일 오후 3시에는 유맹철 광주시네마테크 사무국장의 ‘갤러리에서 보는 영화의 명장면’, 영화 평론가 안시환씨의 ‘시네마는 어떻게 미지의 얼굴을 발견했는가’ 등의 영화 특별 강연회도 각각 진행한다. 문의 062-221-1807.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