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보육대란’ 우려 크다

2014년 10월 28일(화) 19:50

내년초부터 당장 광주 어린이집 지원금이 바닥날 상황이다. 광주교육청은 예산난을 이유로 내년도 누리과정 사업비 전액을 예산에 편성하지 않았다. 설령 예산이 확보되더라도 최소한 한 두달은 보육료 지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광주시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에서 1300억원 규모의 누리사업 예산을 제외시켰다. 중앙정부교부금과 지자체 지원금, 수업료 등을 합쳐 올해 1조7549억원에 달했던 세입이 내년에는 1조6560억원으로 1000억원 가까이 줄어들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건비 등 경직성 예산도 크게 늘어 예산을 짤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시 교육청이 예산 편성에서 제외시킨 누리과정 사업비 1300억원 중 어린비집 지원금은 740억원, 나머지는 유치원 지원 분이다.

이런 광주시의 결정 때문에 설령 연말 국회에서 누리과정 보육비 예산을 반영하더라도 시간적으로 내년 1월부터 당장 본예산에 반영하긴 어려워 한 두달은 미지급한 뒤 3월이나 4월께 몰아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것 같다.

‘보육대란’이 현실화된다는 얘기다. 최근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복지 디폴트(지급 불능)’ 선언을 하고 ‘복지 파산’도 선언한 바 있다. 내년도 누리과정에 소요되는 예산은 총 3조 9천억 원쯤 된다. 정부 정책 변경에 따라 내년부터는 교육청이 이를 전액 부담한다. 2011년 정부가 시·도 교육청의 의견 수렴 없이 누리예산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떠넘긴 게 발단이다. 문제는 교육재정의 복지 부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 반해 교육재정교부금은 갈수록 줄고 있는 현실이다. 게다가 경기침체로 교육재정의 재원이 되는 지방세 부문에 대한 징수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세출은 급증하는 데 세수는 크게 줄어 재정 운영이 힘들다는 뜻이다.

정부는 당장 닥칠 보육대란을 눈 뜨고 볼 것인가. 국고를 편성해서라도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 어쨌든 원인 제공자는 정부다. 차제에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증세를 포함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