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치장만 하는 전통시장 살리기는 효과없다

2014년 10월 28일(화) 19:50

광주시의 전통시장 살리기 사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에 따르면 관내 대인시장 등 전통시장과 충장로 상가 등 모두 34곳의 이용객을 분석한 결과 1일 평균 11만4천36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일 평균 이용객 11만3천995명과 비교해 고작 365명이 느는 데 그쳤다.

전통시장 이용객 수는 각 지자체와 상인연합회 등에서 추산한 것으로, 일부 시장의 경우 주변 시장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많게 산정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서구 양동 경열로 시장 이용객은 3년째 1일 평균 2만명이고, 인근 양동상가는 4천명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밝혔다.

현재 광주에는 동구의 남광주시장과 금남지하상가 등 11곳, 서구 양동복개상가 등 8곳, 남구 무등시장 등 2곳, 북구 말바우시장 등 8곳, 광산구는 송정매일시장 등 6곳의 전통시장이 있다. 전체 점포수 7천12개 중 충장로 상가 1천785곳, 양동상가와 복개상가 각 314개, 682개, 대인시장 345개 등 일부 대형 시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부분은 100개 미만으로 영세하다. 점포수가 50개도 채 되지 않는 소규모 시장도 3곳이나 된다.

광주시가 최근 3년간 이들 전통시장 활성화에 투입한 예산은 345억원이나 된다. 주차장 확보, 간판 정비, 고객쉼터 설치 등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사업을 비롯해 이벤트 사업, 소식지 발간, 상인조직 역량 강화 등을 추진했다. 당장 예산이 제대로나 쓰였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예산지원이 당장 생색을 낼 수 있는 겉치장 쪽에 집중된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전통시장 살리기가 시장 상인들의 표를 의식한 정치 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전통시장이 살 길은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 뿐이다. 예산을 쓰더라도 겉치장이 아니라 상인들의 자생능력 보강 쪽에 집중해야 한다. 지역 특산품 개발과 온라인쇼핑몰 개척, 포인트카드 도입, 품질관리 체계 혁신, 친절 캠페인 등을 통해 상인들 스스로 전통시장을 살려나갈 수 있도록 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자체가 뒷받침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미국과 프랑스·일본 등 선진국 주요 도시의 전통시장들이 관광쇼핑 명소로 자리 잡은 것 역시 상인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정부 지원이 조화를 이뤘기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