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은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치유된다

2014년 10월 29일(수) 20:42

아직 봄이 오지 않은 2014년 2월!

경찰에 입문한 지 17년 만에 전혀 새로운 업무인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폭력 전담경찰관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아직도 그날의 업무에 대한 두려움과 작은 설렘은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어 가끔 웃음 짓게 한다.

내 아이의 몸과 마음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학생들이 먼저 경찰에 대한 딱딱한 선입견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어떠한 특별한 대화방법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에 내 아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폈다.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아이들의 언어는 처음에는 알아듣기에 조금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욕인지 모르고 하는 “×라, ×짱나”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배운 나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하는 도중에 “우와 너 완죤 ×멋있다!”라는 표현에 의외로 “경찰쌤 대박!!”이라고 웃으면서 마음의 문을 연 학생들.

이러한 대화의 노하우를 조금씩 쌓은 나는 담당하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조금씩 조금씩 접근하게 되었고 학교에서 문제가 있거나 학교폭력에 노출되는 가·피해 학생들에게 친구처럼 고민을 들어주는 포돌이가 되었다.

학생들이 고민을 들어주라는 전화와 저녁이고 새벽이고 할 것 없이 들리는 카톡 메시지, 핸드폰 문자 알림음에 바로 답변을 해주고 학생들과 팥빙수 집에서 만나서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 주게 되었고 학생과 부모의 단절된 대화로 부모에게 서운한 감정들을 중간에서 다시 연결도 해주었다. 급기야 어릴 적부터 고아원에서 자라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약간의 정서불안 증세와 누구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을 학교전담경찰관의 집으로 2박 3일 동안 초대해서 같이 요리를 하고 삼겹살을 구워먹고 열린 농장으로 호미를 들고 상추와 쌈 채소를 가꾸고 웃고 즐기면서 가족과 옆에 있는 친구들의 중요성을 알게 해 주었다. 물론 내 와이프와 아이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였다고 생각된다.

10개월 동안 학교폭력 담당을 하면서 처음에 가졌던 두려움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바뀌었고, 청소년기에 즐겁게 생활하며 멋진 학창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박명규·광주 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