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병원 진료비 ‘들쭉날쭉’ 제멋대로 같은 진료도 병원별 100만-200만원 차이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
| 2014년 10월 30일(목) 20:20 |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동물병원 진료비 기준 등의 관련 제도의 미비로 ‘펫족’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이를 놓고 ‘펫족’들은 “관련 시장이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2020년에는 시장규모가 6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대두되는 형국인 만큼 동물병원 진료비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이 일고있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박모(28)씨는 어릴때부터 키워온 반려견이 갑자기 다리를 절며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에 깜짝 놀라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서는 슬개골 탈구가 심해서 당장 수술을 해야 된다며 수술비 200만원을 요구했다.
한 두 푼도 아니고 갑자기 목돈이 들어가게 돼 고민에 빠진 박씨는 “어릴때부터 12년간 키운 가족같은 반려견을 버릴 수도, 수술을 안 시킬 수도 없어서 고민이다”며 주위에 걱정을 토로했다.
그런데 반려견을 키우는 친구에게 ‘자신의 강아지도 같은 수술을 했는데 60만원밖에 지출을 안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박씨는 친구가 소개한 병원을 찾았다.
이 병원에서는 “다리양쪽 다 상태가 심각해서 양쪽 모두 수술을 필요하고 선천적으로 심장이 안 좋아 10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언급했다. 엑스레이 등 진료시 지출된 비용도 같은 진료를 받았지만 반값도 안됐다.
박씨는 “사기를 당할 뻔한 기분이었다”며 “같은 수술인데도 1-2만원도 아니고 액수차이가 너무 많이 나 당혹스럽고, 병원비가 차이나면 좀더 좋은 의료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되는데 똑같은 진료에 액수는 두배가 차이나니 병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한국애견협회에 따르면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7.9%, 인구로는 1천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껑충 뛰어오르고 있는 시장의 성장세에 비해 관리감독 등 관련제도는 부실하다.
진료비에 대한 기준이 없다보니 중성화 수술이 어디는 20만원, 어디는 80만원, 어디는 100만원, 슬개골 탈구 수술도 어디는 몇십만원, 어디는 몇백만원, 이렇게 종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부르는 게 값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불만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광주 모 동물병원을 찾은 반려인 최모씨는 “어느정도 돈이 나가더라도 중병인 경우는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는 건 다 인정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 도대체 어떤 게 적정 진료비인지 정보가 다 차단돼 있다”며 한숨을 내셨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동물시장의 수요를 측장하고 유기견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반려동물등록제도 실시됐다. 이에 반려동물보험 등의 수요도 점차 증가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에 대한 관심은 저조하다. 지자체의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단속 후에도 과태료 부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렇듯 만들어진 제도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반려동물 시장의 규모만큼 관련사업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물병원의 진료비 체계를 합리적으로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동물병원도 “1999년도에 정부에서 동물병원간 경쟁을 붙여 진료비를 인하하겠다고 의료수가가 없어졌어요, 그런데 그 제도가 폐지된 이후에 병원비가 제각각이 되면서 오히려 전반적으로 다 올랐다”고 토로했다.
이어 “집에서 기르던 동물이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진료비며 수술비 얘기를 듣고 도저히 감당이 안돼 치료를 포기하는 분들도 종종 본다”며 “병원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반려동물 보험 등이 있지만 대부분 잘 모르고 손해율 측정이 어려워 수요가 많지 않은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